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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벤투 감독은 어떻게 쓸까? 황의조 사용설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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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대표팀 황의조가 7일 고양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 앞서 벤치에서 이승우(왼쪽), 윤영선과 이야기하고 있다 2018. 9. 7 고양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돌아 돌아 마지막 과제는 늘 스트라이커 찾기다. 황의조(26·감바오사카)의 활약상을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최전방 공격수의 부재는 한국축구의 오랜 약점으로 꼽힌다. 최근 몇 년 사이 많은 선수들이 시험대에 올랐지만 신뢰를 얻은 선수는 없다.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칠레와의 경기에서는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키는 아시안게임의 ‘영웅’ 황의조가 쥐고 있다. 황의조는 지난 코스타리카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20분 정도만 소화했다. 아시안게임 후 체력을 충전한 만큼 칠레전에서는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데뷔전서 꺼낸 4-2-3-1 포메이션의 원톱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 7경기서 9골을 터뜨리며 한국이 금메달을 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과거 K리그에서 뛰던 시절보다 한층 발전한 모습으로 A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 후보로 급부상했다. 황의조를 잘 알고 활용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학범 23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은 “전보다 슛을 하는 준비 동작이 좋아졌다. 터닝은 빨라졌고, 퍼스트 터치는 간결하고 정확해졌다. 자연스럽게 슛의 정확도도 향상됐다. 슛 자세가 좋아졌으니 결정력도 발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평가한 후 “대표팀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관건은 벤투 감독의 황의조 활용 방법이다. 벤투 감독도 아시안게임 경기를 봤기 때문에 황의조의 장점을 잘 알고 있다. 황의조의 능력을 극대화 하려면 전술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핵심은 황의조의 활동 반경을 페널티박스 근처로 제한하는 것이다. 원톱 공격수가 사이드, 2선으로 너무 많이 움직이면 정작 박스 안에서 슛을 책임질 선수의 숫자가 부족해진다. 2선 공격수나 윙어들이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상대와의 숫자 싸움에서 밀리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벤투 감독과 마찬가지로 4-2-3-1. 4-3-3 전형을 아시안게임에서 활용했던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때는 박스 밖으로 많이 나가지 말라고 주문했다. 그래야 황의조가 골을 넣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동시에 황의조가 상대 수비수들을 묶어놔야 주변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간다. 수비진이 여러 선수를 신경쓰다보면 결국 황의조에게도 기회가 간다. 원톱일 경우에는 황의조가 박스 근처에서 버텨야 원활하게 공격이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막연한 롱볼은 지양하는 게 좋다. 크로스를 이용한 공격보다는 발 밑으로 연결하는 패스가 더 효과적이다. 황의조는 투쟁적인 움직임을 바탕으로 상대 수비와 경합하는 능력이 좋지만 상대적으로 공중볼 처리 능력은 부족하다. 아시안게임에서도 머리로 골을 넣진 못했다. 대신 짧은 패스를 내주면 직접 슛을 하거나 원터치로 동료에게 내주는 플레이에 능숙하다. 코스타리카전처럼 공격수들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황의조는 손흥민이나 이승우, 황인범, 황희찬 같은 아시안게임 멤버들과 손발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손흥민은 선발로 나섰지만 나머지 세 선수는 교체로 뛰거나 결장했다. 이미 서로의 움직임에 익숙하다. 도우미들이 많기 때문에 황의조 입장에선 편하게 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기성용 같은 수준 높은 미드필더의 패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첫 선발 출전할 칠레전이 황의조에게는 또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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