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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스웨덴도 反난민 극우당 돌풍… 110년 양당정치 뒤흔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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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EU 깃발 내건 스웨덴민주당

총선 창당최고 17.6% 득표로 3위… 30대 당대표, 과격이미지 순화

집권 사민당은 28.4%로 사상최저

좌파-우파연합 모두 과반 실패… 극우당, 연정 캐스팅보트 역할할듯

“극우 정당이 부상하면서 서유럽에서 가장 안정적인 국가의 정치 질서를 거꾸로 뒤집었다.”(영국 가디언지)

9일 스웨덴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스웨덴민주당이 창당 30년 만에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여당을 이끌고 있는 중도좌파 계열의 사회민주당은 창당 110년 만에 최저 득표율에 그쳤다.

지난해부터 유럽에서 선거 때마다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으로 양당 구도가 무너지고 새로운 극단주의 정당들이 부상하는 흐름이 북유럽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회민주당은 28.4%를 얻어 1당을 유지했지만 2010년 역대 최저 득표율(30.7%)보다 낮은 성적을 거뒀다. 사민당과 함께 양대 정당으로 자리매김해 온 보수당 역시 19.8%를 얻는 데 그쳤다. 두 정당은 4년 전 총선에 비해 26석이 줄어들었다.

반면 1988년 설립된 반난민, 반유럽연합(EU)을 지향하는 스웨덴민주당은 17.6%로 지난 4년 전에 비해 4.7%포인트가 올라 의석수가 13석 늘었다. 2010년 5.7% 득표율로 처음 의회에 진출한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스웨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덴마크, 노르웨이, 핀란드 같은 북유럽 인접 국가 외에는 난민을 받지 않고, 시민권 자격을 부여하는 시험에서 언어와 문화 테스트의 기준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EU 탈퇴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소득세를 줄이고 노인 복지와 헬스케어 비용을 늘리는 포퓰리즘 공약도 인기를 끌었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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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의 원조인 북유럽 국가들도 난민자 유입에 따른 사회 불안으로 인한 극우정당의 열풍이 거세다. 스웨덴의 외국인 출신은 20%에 달한다. 2015년 난민의 대거 유입으로 자신들의 복지 혜택이 줄어들자 외국 출신들이 앞장서서 극우 정당을 지지하는 현상도 보였다. 이번 총선에서 스웨덴민주당 외에 사민당과 보수당도 국경 강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로이터통신은 “난민 유입 이후 교사와 의사 부족, 경찰의 치안 불안으로 인해 포괄적인 복지를 약속해 온 ‘스웨덴식 모델’의 신뢰를 뒤흔들었다”고 지적했다. 노르웨이의 경우에는 2013년 극우 정당인 진보당이 정권에 참여하면서 상대적으로 난민을 적게 받아들였다.

스웨덴민주당의 약진에는 극우 정당의 거부감을 낮춘 30대 대표 임미 오케손의 공도 크다. 16세에 입당해 26세(2005년) 때부터 대표로 당을 이끌어 온 그는 과거 친나치를 연상시키는 당의 로고를 바꾸는 등 기존의 과격한 이미지를 순화시켰다. 겸손하고 깔끔한 이미지인 그는 난민에 대한 무차별적인 공격보다는 그들의 유입을 관리하지 못하고 통합에 실패한 정부를 비판하며 사회 통합을 강조했다.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는 “큰 중도 정당들은 지지를 잃고 극단주의 정당이 부상하는 유럽의 추세가 그대로 재연됐다. 걱정스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총선 이후 스웨덴 정치는 시계 제로다. 사민당이 이끄는 중도좌파 연합(40.6%)과 보수당이 이끄는 중도우파 연합(40.3%)은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채 박빙으로 끝났다.

선거 이후 보수당은 즉각 스테판 뢰벤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뢰벤 총리는 “나는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민당과 보수당의 갈등의 골이 깊어 독일과 같은 대연정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 현실적으로는 중도우파 연합의 경우 스웨덴민주당의 지원 없이는 정권 교체가 쉽지 않다. 오케손 대표는 선거 후 “이제 스웨덴 정치에 진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간이 왔다”면서 “정부 구성에 대해 협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보수당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보수당은 선거 기간 내내 스웨덴민주당과의 연정은 없다고 선을 그어 왔다. 현 여당 역시 소수정부의 한계 탓에 정국 운영에 스웨덴민주당의 지지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스웨덴민주당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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