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메시'로 불렸던 슈틸리케 황태자, 벤투 황태자로도 거듭날까
'내가 벤투 호 두 번째 골' |
(고양=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남태희(알두하일)가 파울루 벤투 축구 대표팀 감독 데뷔전에서 인상적인 골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남태희는 7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의 친선 평가전에서 한국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33분 역습 상황에서 추가 골을 뽑아냈다.
왼쪽 측면에서 단독 드리블 후 수비수 여러 명을 재치 있게 제치고 성공시킨 멋진 오른발 슛이었다.
이날 거의 표정 변화 없이 경기를 지켜봤던 벤투 감독은 남태희의 골 장면에서 한 손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중동 메시' '카타르 메시'라는 별명을 가진 남태희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 초기 '슈틸리케의 황태자'로 불렸다.
슈틸리케 감독이 카타르 리그에서 활동하던 시절 이웃사촌이었던 데다 슈틸리케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 선수들의 근면성을 강조하며 남태희를 직접 거명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슈틸리케 감독 시절 꾸준히 대표팀에 발탁돼 활약했다.
2011년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남태희가 A매치 첫 골을 넣은 것도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던 2014년 10월 파라과이 평가전에서였다.
당시 선발 출전한 남태희는 A매치 13경기 만에 첫 골을 뽑아내 '옆집 아저씨'였던 슈틸리케 감독에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후 슈틸리케 감독 경기에서 3골을 더 넣었다.
그러나 지난해 신태용 감독 취임 이후에는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다.
취임 직후 1기 신태용 호에 이름을 올렸으나 최종 엔트리에서 번번이 제외됐다.
지난해 10월 해외파로만 대표팀을 꾸린 모로코, 러시아와의 유럽 원정 평가전 대표팀엔 승선했으나 당시 경기가 워낙 졸전이었던 데다 남태희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남태희는 전반 27분 만에 교체되는 굴욕을 겪은 마지막 모로코전 이후 신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벤투 감독 취임 이후 11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되찾은 남태희는 11개월 동안 대표팀 유니폼을 입지 못한 설움을 날리듯 맹활약했다.
결국 쐐기골까지 뽑으며,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에 이어 벤투 감독 데뷔전에서도 골을 넣는 진기록을 남겼다.
'중동 메시'의 면모를 과시한 남태희가 '슈틸리케 황태자'에 이어 '벤투의 황태자'로도 거듭날지 주목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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