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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스웨덴도 反난민 극우당 돌풍… ‘100년 1위’ 사민당 지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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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총선… 극우열풍 북유럽 상륙

인구 대비 난민 수용률 유럽 최고… 난민출신 범죄-테러에 반감 커져

위기 느낀 與후보들 가짜뉴스 파문… 사민당, 헬스케어 등 복지공약 맞불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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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러시아를 포함한) 외국의 선거 개입을 우려하고 있었는데, 국내에서 그런 위협이 생길 줄은 꿈에도 몰랐다.” 스웨덴 중도우파 보수당의 안데르스 에돌름 부사무총장은 1일 가짜뉴스를 퍼뜨린 집권 사회민주당(사민당·중도좌파) 후보를 공격했다. 9일 열리는 총선을 앞두고 사민당 후보 5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말리어나 아랍어 등으로 “우파 정당들이 권력을 잡으면 이민을 중단하고 모든 모스크의 문을 닫게 된다”, “1970년 이후 스웨덴에 도착한 이민자들의 시민권을 모두 박탈한다” 등과 같은 가짜뉴스를 퍼뜨렸다. 이민자들에게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다. 논란이 되자 관련 후보들은 후보직을 사퇴하거나 박탈당했다.

여당이 이런 무리수를 두는 건 그만큼 선거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스웨덴 사민당은 유럽의 중도좌파 사회민주계열 정당의 사실상 마지막 희망이다. 사민당은 1917년 이후 지금까지 100년 동안 연정 구성에 실패해 정권을 뺏긴 적은 있어도 총선에서 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았다. 득표율도 30%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는 ‘절대 강자’였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사민당 지지율이 25% 안팎인 것으로 나타나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 스웨덴 총선의 최대 관심사는 반난민 극우정당 스웨덴민주당의 바람이 얼마나 강하게 부느냐이다. 스웨덴민주당은 2010년 5.7%로 의회에 처음 진출한 이후 2014년 12.9%를 득표하며 70여 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스웨덴민주당 지지율이 20%에 육박하고 있어 보수당과 치열한 2위 싸움이 예상된다.

이민은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 중 하나다. 스웨덴은 2015년 난민 16만3000명을 받아들이는 등 난민 증가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 1인당 난민 수는 유럽 내 최고 수준이다. 특히 최근 난민 출신이 차량 테러를 저지르고 난민 관련 범죄율이 올라가면서 반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스웨덴 국영방송 SVT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성폭행과 성폭행 시도로 기소된 남성의 58%가 외국인 출신이었고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출신이 가장 많았다. 스웨덴민주당은 39세의 젊은 대표 임미 오케손을 앞세워 반난민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여당 사민당은 이에 맞서 복지국가로 맞불을 놓고 있다. 사민당은 지난주 학생을 둔 부모들에게는 유급 휴가 5일을 더 제공하는 공약을 제시했다. 사민당의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경제장관은 “이번 선거는 복지에 대한 국민투표의 성격을 띤다”며 “우리는 소수의 부자를 위한 감세를 하지 않고 모든 사람을 위한 더 강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사민당은 헬스케어와 교육, 노인 복지를 위해 향후 4년간 200억 스웨덴크로나(약 2조4300억 원)를 투입하겠다고 공약했다.

파리=동정민 특파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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