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극우정당 대규모 반난민 시위‘맞불’ / 좌파단체와 충돌 18명 다쳐 / 스웨덴 총선서 극우당 약진 뚜렷 / 반난민 기치 … 전체 20% 득표 예상 / 伊·헝가리 이어 오스트리아도 / 극우 집권·연정으로 반이민정책
독일 일간 슈피겔은 1일(현지시간) 동부 작센주 켐니츠에서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극우단체 ‘페기다’ 등이 주도한 8000여명 규모의 반난민 시위가 열렸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우리가 국민이다”, “메르켈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이날 같은 장소에서 좌파단체를 중심으로 한 3000여명 규모의 맞불 집회도 열렸는데, 두 단체가 부딪치면서 폭력사태가 발생해 경찰 3명을 포함해 18명이 다쳤다.
이번 시위는 지난달 26일 켐니츠 축제 기간 중 35세 남성이 시리아와 이라크 출신 20대 남성 2명의 흉기에 찔려 사망하면서 촉발됐다. 용의자들이 잡히기 전부터 극우단체는 “범인은 이민자다”, “여성을 보호하려던 독일인 남성이 변을 당했다”는 등의 거짓 소문을 퍼뜨려 사람들의 반난민 정서를 부채질했다.
유럽에서 가장 개방적인 나라로 분류되는 스웨덴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반난민 기치를 내건 극우정당이 약진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오는 9일 실시되는 총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인 ‘스웨덴 민주당’이 20% 가까이 득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10년 5.7%에 불과했던 지지율이 2014년 12.9%로 오른 상황에서 이번 총선에서마저 돌풍을 일으키며 70석 이상의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난민 구조 방해 말라”… 구조단체 시위 지중해 난민 구조단체 ‘제브뤼케’의 지지자들이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앞에서 구명조끼를 쌓아놓고 난민 구조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는 취지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베를린=AFP연합뉴스 |
스웨덴 민주당 지지율 상승에도 반난민 정서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스웨덴 민주당은 현재 난민 신청자 수를 동결하고 향후 북유럽 국가들로부터만 난민을 수용하는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거주자 90%가 이민자인 도시 ‘링케비’에서 잇따라 차량 방화 등 범죄가 발생하자 이를 난민이 유입된 탓으로 돌리고 있다. 가디언은 “이민이 범죄를 유발한다는 유의미한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극우정당이 정권을 담당하거나 권력의 일부를 쥐고 반이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 지난 6월 연정을 구성한 극우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내무장관직을 맡은 뒤 강력한 반난민 정책을 펴고 있다. 지난 4월 헝가리 총선에서 반난민·반EU 정책을 내걸어 4선에 성공한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유럽 내 ‘극우의 영웅’으로 불리며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도 극우 정당인 자유당이 지난해 총선에서 제3당이 되면서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손잡고 연립정부를 구성, 사회 전반에 보수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유럽의 계속되는 ‘우클릭’으로 유럽에 진입하려는 ‘난민 보트’에 대한 단속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3일 유럽행 난민에 대한 최신 보고서를 통해 유럽행 해상 난민들의 수와 사망자 수는 최근 몇 년간 눈에 띄게 줄어들었지만, 지중해를 건너기 위한 항해의 위험과 사망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UNHCR는 사망률이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리비아 해안경비대의 단속이 강화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난민들은 애초에 리비아에 도착하는 도중에 육상에서 사망하거나, 난민수용소에서 죽을 가능성이 더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선형·이희경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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