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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연재] 중앙일보 '성호준의 골프인사이드'

[성호준의 골프인사이드] 아시안게임 골프에 프로 참가 허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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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유일 프로 참가 금지 종목

올림픽도 허용했는데 시대 흐름 역행

한국 남자 선수에겐 병역 면제 걸린

가장 중요한 경기, 특정 집단 독점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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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전역한 배상문은 첫 해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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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축구 인기가 최고였다. 월드스타인 손흥민이 주연배우로 나선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골프는 골프팬 사이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지나갔다. 금메달을 못 따서만은 아니다. 스타 선수가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대중의 관심이 없었다.

아시안게임 골프는 스타선수의 출전을 막고 있다. 프로는 출전할 수 없는 아마추어 챔피언십 형태로 치러진다.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다. 올림픽은 1988년 서울 대회에서 프로 참가가 허용됐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마이클 조던 등 NBA 드림팀이 출전해 흥행대박이 터지면서 올림픽의 아마추어리즘은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6년에 부활된 올림픽 골프에서도 당연히 프로가 나갔다. 박인비와 저스틴 로즈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은 올림픽을 따라가고 있다. 그러나 유독 아시안게임 골프만 고고하게 아마추어리즘을 지키고 있다.

그래서 해프닝도 생겼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의 딘 반 도안이라는 선수가 프로 참가가 금지된 것을 모르고 출전 신청을 했다가 철회했다. 올해 대회에서는 몇몇 국가에서 프로로 의심되는 선수가 있었으며 그 중 스리랑카 선수 3명이 기권했다.

프로 출전 금지 명분은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만 골프를 잘 하기 때문에 잘 못하는 나라의 참가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기량 차이가 큰 프로선수들을 배제한다.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잃는 것이 훨씬 더 많다. 스포츠는 팬들의 관심을 먹고 자라는 일종의 쇼비즈니스다. 아시아의 골프가 고루 발전하려면 아마추어끼리 친선 경기 비슷하게 치르는 것보다는 화려한 스타 선수들이 나가야 임팩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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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직전인 2015년 프레지던츠컵에서 보인 배상문의 원형탈모증. 배상문은 입대와 관련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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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챔피언십의 목적은 처진 사람도 비슷하게 경쟁하도록 하는 하향평준화가 아니라 누가 가장 뛰어난지를 가리는 것이다.

사실 인기 프로 종목에서는 아시안게임이 중요한 대회는 아니다. 문호가 개방된다 하더라도 정상급 프로 선수들은 참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손흥민의 예처럼 병역문제가 걸려 있는 한국의 남자 선수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얘기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가치는 한창 때 2년 수입에, 입대로 생긴 공백 이후 적응을 못해 생길 수 있는 리스크까지 없애주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대회다.

돈으로 계산하면 엄청나다. 손흥민은 수백억 원 혹은 그 이상이 될 수 도 있다. 골프도 만만치 않다. 골프는 개인전 외에 단체전도 있기 때문에 금메달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아시안게임 등에 병역 특례를 주는 것은 논란이 있다. 아예 없애자는 주장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만약 존재한다면 엄청난 메리트가 있는 이런 대회를 아마추어 선수들이 독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최근 2개 대회 연속 아마추어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실력 좋은 프로 선수들에 문호를 여는 것이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유리하다.

아시안게임이 병역 미필 선수 군 면제 장치냐는 의견이 있다. 보기에 아름답지는 않지만 인기 프로 종목에서는 현실이다. 만약 최고 선수들이 군대를 가야하는 상황이 온다면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최악의 경우 가수 유승준 파동 사건이 재현될 수 있다.

실제로 축구의 박주영이 과거 모나코 영주권을 취득했다. 다행히 올림픽 동메달로 군 면제를 받아서 이를 실행하지는 않았지만 대단히 불미스러운 상황이 나올 수 있었다. 골프에서도 생길 수 있다.

대한골프협회가 아시안게임에 프로 선수 출전을 허용하도록 아시아 골프 단체에 요구해야 한다. 징병제에 병역면제가 걸려 있어 아시안게임 프로 출전 여부가 심각하게 중요한 나라는 한국뿐이다.

필요하다면 아시안게임 남자 선수 4명 중 아마추어 쿼터 하나 정도만 남겨두고 나머지 3자리는 프로, 아마추어 상관없이 공정 경쟁을 하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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