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문 닫고 나왔다” 최저임금 폭탄에 성난 자영업자 3만명 '생존투쟁'

최저임금 인상에 분노한 소상공인 집회 열어
150여개 단체 참여...5인 이하 사업장 최저임금 차등화 요구
"소상공인도 국민이다" 외치기도

"최저임금 폭탄으로 소상공인 못살겠다"

비오는 광화문 광장에 성난 소상공인들이 몰렸다. 소상공인들이 29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 인상 등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을 비판했다. 비가 쏟아졌지만 3만명(주최측 추산·경찰추산 2만명)이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웠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최저임금이 2년간 29% 오른 것을 항의하는 의미에서 집회를 열었다.

소상공인들은 29일 서울 광화문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남강호 기자

참가자들은 "최저임금 인상 자영업자 의견 반영하라" "자영업자 빈곤 문제 국가적으로 해결하라" "재벌개혁 없이 자영업자에 대한 고통전가 중단하라" 등을 외쳤다. 특히 정부에 5인미만 사업장의 소상공인 업종 최저임금 차등화 방안을 즉시 마련해줄 것을 집중적으로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소공인와 연합회 등 60개 업종단체와 경기도소상공인연합회, 인천광역시소상공인연합회 등 87개 지역단체가 참여했다.

이날 개회사를 맡은 제갈창균 한국외식업중앙회 회장은 "아무리 좋은 제도일지라도, 무리수를 두면 탈이 난다"며 "임금 근로자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이 영세 자영업자를 ‘궤멸’시키고, 영세 근로자를 실직자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도 "2년간 29% 오른 최저임금이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들이 29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소상공인들은 ‘소상공인도 함께 사는 나라’가 적힌 부채를 들거나, ‘소상공인도 국민이다’ 등의 모자를 쓰고 집회에 참석했다. 외식업협회 파주지부 설모(52)씨는 "최저임금 인상에다 식재료, 인건비, 4대보험을 감당할 수 있는 식당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비가 쏟아지지만 살기 위해 여기 나왔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14일 2019년 최저임금을 시간당 8350원으로 10.9% 인상했다. 소상공인의 반대가 뜨겁자 지난 22일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반발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자영업자들은 지원대책 이후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근로시간 단축 탄력적용 등 핵심 대책이 빠졌다며 비판했고, 편의점 업주들도 강력하게 주장했던 담뱃세 카드 수수료 제외 등이 논의되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소상공인연대는 이달 9일 서울 광화문에 ‘소상공인 119 민원센터’를 열었다. 업종별로 최저임금 인상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위한 대국민 서명을 받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29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남강호 기자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주최로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가 열리고 있다

박지환 기자, 안소영 기자(daeba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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