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위진솔 기자, 이지은 인턴기자] “엄마, 학원 열심히 다닐게요. 방탄소년단 콘서트 ‘겉돌’ 가고 싶어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콘서트 ‘겉돌’을 허락해 달라는 딸의 편지가 게재돼 화제를 모았다. 실제 지난 25일과 26일 그룹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콘서트가 열린 서울 잠실주경기장에는 ‘겉돌’을 즐기기 위해 콘서트 시작을 한참 앞둔 새벽부터 많은 팬들이 몰렸다.
'겉돌'이란 표를 구하지 못해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하더라도 공연장 밖을 배회하며 팬들과 만나거나 제작한 굿즈를 서로 선물하는 등 콘서트의 설렘과 분위기를 팬들끼리 공유하는 문화다. 콘서트장 안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콘서트장 근처에서 분위기를 함께 하는 이 같은 '겉돌'이 팬덤 문화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12시간이 기본’…새벽에도 늘어선 공식 굿즈 대기줄
팬들의 첫 일정은 공식 굿즈(아이돌 등 스타와 관련된 상품) 구매를 위한 대기 줄에 합류하는 것이다. 굿즈는 오전 9시부터 판매가 시작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인원이 몰리기 때문에 기본 12시간 전부터 밤을 새우며 기다려야 무사히 굿즈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공식 포스터, 프리미엄 포토 등을 구매했다는 중학생 A 양은 “어제저녁 6시부터 기다려서 오늘 점심에 샀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비공식 굿즈 대신 17시간을 기다려가면서까지 공식 굿즈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A 양은 “공식이 ‘진짜’잖아요. 공식만의 무언가가 있어요”라면서 “콘서트를 다녀왔다는 기념도 되고 추억으로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수료를 지급하고 ‘대리 구매’를 선택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트위터’를 통해 ‘대리 구매’를 의뢰한 뒤, 굿즈 당 약 4000원의 수수료를 지급하면 기다림 없이 물건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리 구매한 물품을 건네주기 위해 돗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중이라는 고등학생 B 양은 “제 것 사는 김에 다른 팬들 것도 사는 것이라 크게 피곤하진 않다. 잠도 그냥 돗자리 위에서 자면 된다”며 “수수료를 받아 제 굿즈를 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겉돌'이란 표를 구하지 못해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하더라도 공연장 밖을 배회하며 팬들과 만나거나 제작한 굿즈를 서로 선물하는 등 콘서트의 설렘과 분위기를 팬들끼리 공유하는 문화다. 콘서트장 안에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콘서트장 근처에서 분위기를 함께 하는 이 같은 '겉돌'이 팬덤 문화의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12시간이 기본’…새벽에도 늘어선 공식 굿즈 대기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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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대기 중인 팬들.사진=SBS 뉴스 화면 캡처 |
팬들의 첫 일정은 공식 굿즈(아이돌 등 스타와 관련된 상품) 구매를 위한 대기 줄에 합류하는 것이다. 굿즈는 오전 9시부터 판매가 시작되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인원이 몰리기 때문에 기본 12시간 전부터 밤을 새우며 기다려야 무사히 굿즈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공식 포스터, 프리미엄 포토 등을 구매했다는 중학생 A 양은 “어제저녁 6시부터 기다려서 오늘 점심에 샀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비공식 굿즈 대신 17시간을 기다려가면서까지 공식 굿즈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A 양은 “공식이 ‘진짜’잖아요. 공식만의 무언가가 있어요”라면서 “콘서트를 다녀왔다는 기념도 되고 추억으로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반면 수수료를 지급하고 ‘대리 구매’를 선택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트위터’를 통해 ‘대리 구매’를 의뢰한 뒤, 굿즈 당 약 4000원의 수수료를 지급하면 기다림 없이 물건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리 구매한 물품을 건네주기 위해 돗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중이라는 고등학생 B 양은 “제 것 사는 김에 다른 팬들 것도 사는 것이라 크게 피곤하진 않다. 잠도 그냥 돗자리 위에서 자면 된다”며 “수수료를 받아 제 굿즈를 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공연 티켓 없어도 ‘겉돌’ 위해 공연장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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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 장소와 시간 공지.사진=트위터 |
그러나 팬들은 굿즈를 사기 위한 밤샘은 ‘겉돌’ 문화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겉돌’의 핵심은 ‘나눔’이다.
‘나눔’을 받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는 고등학생 C 군은 “대개 트위터를 통해 어떤 장소에서 몇 시에 ‘나눔’을 한다는 공지가 올라온다. 그때 가면 주변에 다른 분들의 ‘나눔’까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눔’은 개인이 스티커, 슬로건, 플랜카드 등 멤버들의 비공식 굿즈를 제작해 팬들에게 대가 없이 나눠주는 문화다. 실제로 인터뷰 중인 기자의 가방에도 팬들은 껌, 젤리 등 간식과 ‘김남준’이라고 적힌 스티커, 짧은 손편지까지 넣고 지나갔다. C 군은 “어제도 ‘나눔’ 받으려고 여기 왔었다”며 “(나눔 받은 것은)주로 방을 꾸미는 데 쓴다”고 밝혔다.
이어 “그냥 공연장의 이 분위기가 너무 좋다. 다 같이 방탄을 좋아한다는 공감대가 재밌다”고 ‘나눔’의 재미를 설명했다. 이어 일본에서 온 19살 D 양 역시 트위터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왔다며 “일본에는 이런 나눔 문화가 없어서 신기하다”고 흥미를 보였다.
◆“‘나눔’은 방탄소년단을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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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트위터 유저가 ‘나눔’ 받은 것들.사진=트위터 |
‘나눔’을 주최하고 있는 이들도 같은 반응을 보였다. 직접 제작한 스티커를 나눠주던 20대 D 씨는 ‘나눔’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방탄소년단이 존재하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멤버들도 노력했지만, 팬들이 같이 노력을 해서 만든 그룹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팬들이 방탄을 알고 있는 것도, 콘서트에 찾아와준 것도 고마워서 시작하게 됐다”면서 ‘나눔’의 근본적인 이유는 방탄소년단을 위해서라고 덧붙였다.
또 용돈을 모아 굿즈를 제작해 왔다는 중학생 E 양은 “보람 있다. 특히 받으신 분들이 기뻐할 때 너무 좋다”며 “내가 먼저 나서서 나누기 시작하면 받은 사람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지지 않겠냐”며 ‘나눔’의 확산이 더 나은 팬덤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속사 측은 공연장 질서를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나눔’을 삼가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쏟아져 나오는 팬들로 인해 지하철역에서 공연장까지 약 500m를 지나는 데도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D 씨는 “오늘도 혼잡하니까 (소속사 측에서)여기 근처에서 하지 말라고는 했다”며 빠른 속도로 ‘나눔’을 끝내고 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장 밖에서도 함께 호흡하며 콘서트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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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방탄소년단의 콘서트가 진행 중인 가운데 팬들이 공연장 밖에서 지켜보고 있다.사진=위진솔 honestywe@asiae.co.kr |
콘서트가 시작되자 잠실주경기장 밖은 다소 한산해졌다. 그러나 공연장이 슬쩍 보이는 게이트 근처에는 여전히 팬들이 모여 있었다. 팬들은 펜스 뒤에 서서 또는 돗자리를 펴고 앉아 공연장 밖까지 울려 퍼지는 음악에 맞춰 응원법을 외쳤다. 때로는 공연장 안에서 들리는 팬들의 함성을 따라 환호하기도 했다.
모녀가 함께하기도 했다. “딸은 저기 펜스 근처에서 보고 있어요”라는 40대 F 씨는 “딸이 티켓을 못 구했는데, ‘나눔’과 현장을 느끼고 싶다고 해서 오후 3시께 같이 왔다”고 밝혔다. 이어 “엄마와 딸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다. 당장 딸의 친구도 그렇다”면서 ‘겉돌’ 문화가 10대와 20대의 전유물이 아니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연장 밖에서 공연을 지켜보고 있는 이들 중에 40대로 보이는 이들도 종종 있었다.
공연장 밖에서 응원법을 외치던 중학생 G 양은 “목소리가 들리니까 무대가 상상이 돼요”라면서 “너무 재밌어요. 팬들 목소리도 다 들리니까 한 마음으로 응원하는 것 같아서 좋아요”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연장 근처를 지나가던 20대 H 씨는 공연장 밖에서 공연을 지켜보는 팬들에 대해 “티켓을 못 구했다면 이렇게 모여서 볼만 한 것 같다. 내가 팬이라면 재밌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위진솔 기자 honestywe@asiae.co.kr
이지은 인턴기자 kurohitomi04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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