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외곽은 "구인 어렵다" vs 학교 인근은 "문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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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손모(46)씨는 요즘 근심이 깊어졌다. 평일 주간 아르바이트생 두 명이 개강을 맞아 갑자기 일을 그만두겠다고 알려와서다. 알바생 한 명은 이미 일을 그만뒀고 또 다른 알바생은 일주일 안에 그만 두겠다고 통보해 급히 다른 알바생을 구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손씨는 "면접을 볼 때 휴학 예정이라고 해 채용했는데 갑자기 그만두겠다고 해 당황스럽다"며 "최저임금 이상의 시급을 주고 있지만 인근 대학과 거리가 꽤 있어 알바생을 구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이모(37)씨의 음식점은 정 반대의 상황이다. 서울 한 대학가에 있는 이씨 가게는 손씨의 카페와 비슷한 수준의 알바비를 주고 있지만 학교 인근에 위치한 덕분에 오히려 알바 지원자가 줄을 섰다. 방학때는 물론, 학기중에도 웬만해선 알바생들이 그만두는 일이 없다. 만약 자리가 빌 경우에도 곧바로 대체가 가능하다. 심지어 알바생들끼리 자리를 넘겨주는 대가로 웃돈을 받기도 한다는 게 이씨 설명이다.
이미 개강을 했거나 개강을 앞둔 대학가가 새 학기를 시작하는 학생들로 활기를 띄는 가운데 알바 구인 문제를 둘러싼 자영업자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울상을 짓는 쪽은 수도권 외곽이나 대학가와 거리가 먼 곳에 가게를 둔 경우이고 여유 만만한 쪽은 대학 인근 자영업자들이다. 수도권 외곽에서 급히 알바생을 구해야하는 자영업자들은 알바생을 구하기 전까지 본인이 하루 종일 가게를 보거나 가족까지 동원하고 있다.
실제로 점주 대부분은 이 같은 현상을 두고 매년 고민이 깊다. 지난 26일 아르바이트 포털사이트 알바몬이 사업주 533명을 대상으로 '개강과 아르바이트'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개강을 앞두고 알바생들의 퇴직ㆍ이탈 때문에 고민 중이신가요?'라는 질문에 80.3%의 사업주가 고민 중이라고 응답했다. 5명 중 4명의 사업주가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셈이다. '개강 전 퇴사 통보를 받은 경험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사업주도 83.7%에 달했다.
이와 관련해 자영업자 신모(33)씨는 "알바생을 뽑기 전 복학 계획 등을 물어보긴 하지만 대부분이 '오래 일할 것'이라고 이야기 해 사실상 갑작스런 퇴직에 대비하기 어렵다"며 "학업이 먼저인 상황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력 대체에 대비해야 하는 사업주의 입장도 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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