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검, 60일 수사 결과 직접 대국민 보고
국정농단 국면서 킹크랩 개발 앞당겨…대선 때 댓글조작 10배 증가
김 지사 측 "범행 가담한 바 없어…재판에서 무고 밝히겠다"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드루킹' 김동원씨와 함께 제19대 대통령 선거 등을 겨냥한 집중적인 댓글조작을 벌였다고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결론 내렸다.
특검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현 정부에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안길 가능성이 있는 만큼 양측은 법정에서 사활을 건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검팀은 2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향후 재판과정에서 드루킹과 김 지사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특검은 김 지사와 드루킹 등 10명을 댓글조작 혐의로 앞선 24일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은 김 지사에 대한 공소사실에 "드루킹 등과 함께 2016년 11월께부터 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 및 이후 민주당을 위해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선거운동을 했다"고 적시했다.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이 운영하는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은 김 지사에게 킹크랩 초기 버전을 보여주고 김 지사의 허락을 받아 프로그램을 본격 개발했다는 드루킹 측 주장이 사실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특검은 "드루킹 등은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조기 대선 가능성을 고려해 킹크랩 개발 일정을 예정보다 앞당겨 2016년 12월경 실전 투입이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드루킹 일당이 킹크랩 운용 첫 달인 2016년 12월 총 1천154번의 공감·비공감수 조작을 벌이다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이 본격화한 2017년 1월 1만4천872번, 2월 2만4천757번으로 활동량을 20배 넘게 늘린 사실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들의 조작량은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3월 74만8천39번, 대선국면인 4월에는 768만3천677번, 대선이 치러진 5월에는 748만1천997번로 사실상 선거를 앞두고 급격히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드루킹 일당은 2016년 12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네이버, 다음, 네이트 뉴스 기사 총 8만1천여 개의 댓글 140여만 개에 대해 9천971만여 건의 공감 또는 비공감을 부정 클릭함으로써 이들 업체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1억건에 가까운 이 같은 조작 행위 중 김 지사가 2018년 2월까지의 8천800여만건을 공모했다고 본다.
이날 직접 수사 결과를 발표한 허 특검은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란 단체를 운영한 드루킹이 정치인과 접촉을 시도하다 선거에 맞춰 댓글조작을 시작했다"며 "킹크랩이라는 댓글조작 프로그램을 통해 정치적 연관성이 있는 기사에서 정치적 여론을 왜곡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특검은 대선 후인 6월 7일 김 지사가 드루킹과 2018년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그해 말 오사카 총영사를 인사 청탁하는 드루킹에게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6월 30일 드루킹을 처음 만난 뒤부터 올해 2월까지 그를 11차례에 걸쳐 지속해서 만났으며 경제민주화 정책 등 각종 정치 관련 정보에 대한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유지한 사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이날 "김 지사는 킹크랩 시연을 본 사실이 없고 드루킹과 범죄를 공모한 일도, 범행에 가담한 일도 없다"며 "앞으로 진행될 재판 과정에 충실히 임해 무고함을 밝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반박했다.
특검은 이 밖에도 김 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한모씨가 지난해 9월 드루킹 측으로부터 인사청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500만원을 받은 사실을 파악해 한씨와 드루킹 등 4명을 뇌물수수·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2016년 3월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게 5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로 드루킹과 그의 최측근 도모 변호사 등 4명도 불구속 기소됐다.
그간 87명 안팎의 인원으로 운영된 특검은 수사 결과 발표 이후 최소한의 인원만 남아 김 지사 등 재판에 넘긴 총 12명에 대한 공소유지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검 "김경수, 드루킹과 공모해 지난해 대선 겨냥 댓글조작" / 연합뉴스 (Yonhapnews)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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