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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MVL 호텔=스포츠투데이 황덕연 기자] '파울루 벤투 사단'이 공식 출범했다. 벤투 감독은 부임 첫 기자회견을 갖고 대표팀 운영 철학, 9월 A매치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벤투 감독은 23일 경기도 고양시 MVL 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축구 대표팀 감독 취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7일 축구 대표팀에 공식 부임했으며 계약기간은 오는 2022년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까지다.
벤투 감독은 지난 2004년 포르투갈 스포르팅 CP U-19 팀 감독직을 시작으로 스포르팅 CP 성인팀을 거쳐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팀을 지휘했다. 벤투 감독은 이 기간 동안 포르투갈의 유로 2012 4강행을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벤투 감독은 "아시아 대륙 최고의 팀 그리고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야심찬 목표를 갖고, 함께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면서 "다가올 아시안컵, 카타르 월드컵 뿐 만 아니라 한국 축구를 한 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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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벤투 감독과 일문일답.
▲ 부임 소감.
먼저 저와 저희 코칭 스태프에게 이번 프로젝트를 믿고 맡겨 준 대한축구협회장과 임원 여러분께 감사 인사를 전한다. 또한 첫 미팅부터 프로젝트 목표를 명확하게 설명해준 김판곤 위원장에게도 감사하다. 김 위원장과 나눴던 대화가 부임 결정을 내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가오는 아시안컵과 카타르 월드컵에서 아시아 대륙 최고의 팀 그리고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되겠지만 아시안컵과 월드컵 예선 통과 뿐 만 아니라 한국 축구를 한 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한다. 기존 대표팀에는 미래 팀의 주축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며칠 뒤 두 번의 A매치를 갖게 되는데 이 소집이 선수들과 첫 만남의 자리다. 선수 개개인을 관찰하고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코칭 스태프는 지속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예정이다. 이번 소집명단에는 월드컵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다수 포함될 예정이다. 저의 목표는 한국 국가대표팀의 감독 뿐 만 아니라 모두가 함께 성취하고자 하는 바를 달성하는 것이다.
▲ 평소 한국 축구 어떻게 봤는지.
한국 축구, K리그를 이해하는 데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 감독에 부임한 뒤에는 월드컵 예선 경기를 관찰했다. 그리고 어제 K리그를 한 경기 봤다. 하지만 한 경기 만으로 모든 것을 알기에는 부족하다. 한국 축구는 충분한 수준을 갖추고 있다. 어제 경기를 봤을 때 한국 축구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은 포르투갈에 비해 한국이 축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한국 대표팀은 항상 본선에 올라 좋은 경기를 보였다. 한국에게 2002년 월드컵은 정말 역사적인 시기였다. 또한 한국인들에게 좋은 추억이 됐다고 생각한다.
▲ 한국 대표팀 감독의 임기가 대체로 짧은 편인데.
한국이 기대하는 바가 높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지난 36년 간 9번 월드컵 본선에 오른 국가다. 한국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했다. 이런 점은 대표팀 부임에 영향을 끼쳤다. 한국은 모두 기대가 높고 믿음이 있다. 수준 높은 축구도 구사한다. 한국을 맡아 월드컵 진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지난 기간 동안 여러 명의 감독이 지나간 것을 알고 있다. 현대 축구는 결과를 우선시한다. 그 과정에서 감독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매우 높다. 김 위원장이 한국의 장기 프로젝트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단순히 목표만 밝히는 것이 아닌 비전을 제시했다는 것이 감독직에 부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구자철, 기성용과 통화했다고 들었는데.
구자철, 기성용 선수는 대표팀 내에서 영향력이 큰 선수다. 정확히 결정 나진 않았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선수들과 더욱 대화해보겠다. 기성용은 이번 소집명단에 포함될 것이다. 기성용은 주장으로서 뿐 만 아니라 국가를 대표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다. 구자철의 경우는 대표팀에 소집될 몸 상태가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 구자철과 이미 전화 통화를 했고, 기회가 된다면 소집할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4년을 더 가야하고 이 과정에서 두 선수는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K리그 경기에 대해 압박 강도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제 한 경기를 봤을 뿐이다. 대표팀 경기와 K리그 경기는 달랐다. K리그가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심어주고 싶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이후로 K리그 시즌이 잠시 중단돼 모든 경기가 뒤로 밀린 것을 알고 있다. K리그에서 보여지는 공격적인 면과 압박의 강도가 러시아 월드컵 휴식기로 인해 다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국 대표팀에게 너무 과한 비판보다는 응원을 보내주실 것을 당부한다.
▲ 서울-포항전에서 인상 깊었던 선수가 있었는지.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관찰하고 분석하려고 한다. 아직 한 경기를 봤을 뿐이다. 특정 선수를 거론하기 어렵다.
▲ 키르기스스탄전을 봤는지.
다음 라운드로 넘어가기 위한 합당한 결과였다. 하지만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시안컵도 이번 아시안게임과 마찬가지로 우리를 상대로 수비적으로 나오는 팀들이 많을 것이다. 이 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 소집 기간 동안 팀의 정체성을 만들고 전술을 만들어나갈 것이다. 비단 한 가지 전술이 아니라 다방면으로 준비할 것이다.
▲ 향후 어떤 식으로 대표팀을 운영할 것인지.
감독 마다 본인의 철학 그리고 스타일이 있다. 정해진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팀의 정체성을 찾는데 열중할 것이다.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목표 중 하나는 공을 지배하고, 최대한 많은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다. 수비적인 면에서는 언제, 어디서, 어떤 식으로 강도 있게 압박 수비를 펼칠지 생각 중이다. 결론적으로 팀이 리스크를 줄이고 야망을 가지고 공격적인 운영을 했으면 좋겠다. 팀이 끊임없이 뛰고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축구를 했으면 좋겠다.
▲ 대표팀 합류를 위해 가장 필요한 덕목은 무엇인가.
월드컵에 출전한 선수들이 주 멤버가 되겠지만 참가하지 못했던 선수들도 포함될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회의를 통해 월드컵 예선전에 나왔지만 본선에는 합류하지 못한 선수들이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번 소집 명단은 모든 선수들을 관찰한 뒤 결정할 것이다. 이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번 소집 명단을 준비할 예정이다. 대표팀에 소집되기 위해서는 선수들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선수들을 발탁할 것이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거나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한다면 소집되기 어렵다.
▲ A매치 2연전 결과가 좋지 않다면 여론이 악화될텐데.
저의 경우는 먼저 존중을 하는 편이다. 존중은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 선수들, 스태프들이 가장 중요한 요인들이다.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선수를 선발하고 결정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다. 모든 감독은 언론에 노출돼 있다. 기자를 통해 어떤 질문을 받던 성실하게 답변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 이강인 같은 어린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주어질 것인가.
이번 프로젝트는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행된다. 카타르 월드컵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은 잘할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을 발탁하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이런 부분들은 축구협회 유소년 정책에도 필요하다. 연령별 대표팀 감독과 교류를 통해 유용한 선수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것이다. 이강인의 경우는 예시일 뿐이다. 더 많은 선수들이 연령별 대표팀에 있을 것이다.
▲ 한국에서 마지막 A매치를 치르고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16년 전과 비교하기는 좀 힘들다. 온 지가 며칠 되지 않았다. 지난 2002년 당시에는 훈련하고 경기 만 한 탓에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이제는 장기간 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곳들을 보고 싶고 알고 싶다. 우리와 함께할 조력자들이 경쟁력 있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일을 더욱 쉽게 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 2002년에 비해 한국 축구가 발전 혹은 퇴보한 부분이 있다면.
지난 2002년과 비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부분이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지만 10년 이라는 시간은 많이 변할 수 있는 기간이다. 2002년 월드컵 대표팀은 조직력, 압박이 굉장히 강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한국팀은 2002년과 비교했을 때 성격적인 부분에서는 비슷하다고 본다. 강도는 조금 달라진 것 같다. 하지만 이 점은 조직력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 본인 뿐 만 아니라 코칭 스태프 모두가 왔는데.
김 위원장이 절대적인 신임을 보였기 때문에 코칭 스태프를 포함한 5명 모두가 한국에 오게됐다. 코칭 스태프 4명은 앞으로 4년 동안 선수들 발탁에 대한 기회 등을 함께 관찰할 것이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는 공격적인 부분을, 필리페 쿠엘료 코치는 수비적인 부분을 지도할 것이다. 저 역시 무언가를 해야할 것이다.
▲ 충칭 리판 감독직을 역임하는 동안 아시아 축구에 대해 어떤 점을 배우고 느꼈는지.
중국에서의 경험이 결코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환경도 다르고 어려운 점이 많았다. 하지만 한국에은 다른 환경에 대해 깨달은 상태에서 왔다. 당시를 회상해보면 우리가 기존에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결정을 내려야할 때가 있었다. 우리가 설정한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보진 않는다. 구단에서 저에게 준 목표를 1부 리그 잔류였고 실제로 잔류하고 있었다. 시즌 중에 한 번도 강등권으로 내려간 적도 없다. 충칭은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 냉정하게 한국 축구의 현 주소를 이야기한다면.
한국 축구의 전반적인 수준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월드컵 등에서 어떻게 될 지에 대해 말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한다. 4년 뒤에 어디까지 진출할 지에 대한 부분은 알 수 없다. 영상을 통해 접한 한국 축구는 나에게 매우 긍정적인 면을 심어줬다. 한국은 매우 조직적이고 역습을 잘 활용하는 팀이라고 봤다. 어떤 시점에서는 좋은 수비 조직력도 나타났고, 공을 잃었을 때는 빠른 반응을 보였다. 한국은 파이터기질을 가진 강한 팀이다.
▲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한국 대표팀을 맡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할 예정이기 때문에 기대해도 좋다. 굉장히 전문적으로 접근할 것이고 달성하고자 하는 것들을 위해 열정, 야망을 갖고 열심히 일 할 것이다. 모든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경기 내용을 보여줄 것이다. 매 경기 마다 대표팀의 수준 높은 경기를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황덕연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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