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어린이 이주 요구하며 19일째 단식투쟁…호주정부 '무반응'
난민수용소 폐쇄 촉구 호주인 가두시위 [EPA=연합뉴스] |
이들 난민 중에는 어린이 119명도 포함돼 있다.
어린이들은 더럽고 비좁은 텐트에서 수년째 이주를 기다리며 지내고 있다.
건강이 나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못하고 있다.
30여개 인권단체들은 호주 정부에 이들 어린이를 호주나 다른 안전한 나라로 보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고 영국 BBC 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드비전오스트레일리아와 옥스팜오스트레일리아 등 인권단체들은 이란에서 온 12세 된 남자 어린이가 19주일째 이주를 요구하며 단식투쟁에 나서자 난민수용소 어린이들의 건강 문제가 우려된다며 한목소리로 이런 주장을 제기했다.
난민지원단체 '난민행동연합'(RAC) 대변인 이안 린툴은 "어린이가 어림잡아 19일째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며 "그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호주로 데려가려고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나우루 난민수용소는 끊임없이 몰려드는 난민들로 포화상태에 이른 지 오래다.
나우루 난민수용소는 선박을 이용해 호주로 이주하려는 난민들을 일시 수용해 입국심사를 진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호주 정부는 호주 행 난민들이 계속 몰려들자 호주 영토 밖에서 난민심사를 진행하겠다며 나우루 등지에 난민수용소를 설치했다.
"난민수용소 폐쇄하라" 호주인 시위 [EPA=연합뉴스] |
월드비전오스트레일리아 대표 클레어 로저스는 "나우루 난민수용소 어린이들에게는 희망이 없다"면서 "어린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수년째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고 가족들이나 친척들과 떨어져 지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곳도 없고 의료 서비스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대표는 "비밀스럽고 시스템이 망가진 나우루 난민수용소는 즉각 폐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단체들에 따르면 나우루 난민수용소에서 지내는 청소년 가운데 정신적 문제에 시달리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고 자살을 시도하는 청소년들도 있다.
인권단체들은 난민들이 곰팡이 핀 텐트에서 지내고 있고 더러운 목욕시설을 이용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곳에서 지내고 있는 난민들은 어린이를 포함해 모두 240명 정도다.
호주 정부는 입장을 밝혀달라는 BBC 방송에 아무런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ky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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