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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고용위기 대응을 위해 내년도 예산안에서 일자리 예산을 올해 증가율보다 더 늘려 편성키로 했다. 올해 본예산이 19조2312억원으로 내년도 예산은 21조6543억원 이상이 전망된다. 정부는 또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와 신산업 육성을 동시에 추진하고, 생활밀착형 서비스사업과 사회간접자본(SOC)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19일 국회에서 고용상황 관련 당정청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고,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해 고용위기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당정청 고위 인사들은 일제히 "현재 고용위기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하며 고용악화의 구조적 요인들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내년 일자리예산 증가율, 12% 이상"=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내년도 일자리 예산을 올해 증가율인 12.6%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내년도 재정기조를 보다 확장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내년도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하겠다"고 말했다.
당정청은 지난달 취업자수가 단 5000명 증가에 그치며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상황이 악화된 것을 업황 등 경기적 요인 외에도 인구·산업 등 구조적 요인과 정책적 요인이 중첩된 데 따른 것으로 진단했다. 제조업 구조조정, 숙박·음식업 등 자영업 업황 부진 등 경기적 요인과 생산가능인구 감소, 주력산업 고용창출력 저하, 산업자동화 등 구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이날 회의에선 긴급처방을 내놓기보다는 기존 일자리 대책들의 추진 방향을 재확인하고, 정책 이행 속도를 가속화하는데 관계부처가 의견을 모았다. 김 정책위의장은 "단기 대책은 오히려 잘못하면 부작용도 생길 수 있고 즉흥적일 수 있어 오늘은 큰 방향에서 원인을 진단하고, 당정청이 절박한 마음으로 총력 대응하자는 다짐을 했다"며 이날 회의 성격을 설명했다.
정부는 우선 올해 일자리 사업과 추가경정예산 사업의 집행 점검을 강화하고, 기획재정부가 기존에 계획한 4조원 규모의 재정보강 패키지도 더 신속하게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기존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 업종별·분야별 일자리 대책을 순차적으로 발굴해 추진키로 하고, 미래차 등 자동차산업을 비롯해 에너지, 바이오·헬스 등 신산업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 밖에 도소매·숙박·음식 등 생활밀착 서비스 분야에서도 생산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안전 등 사회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 창출 계획을 모색키로 했다. 또 민간의 일자리 창출력 제고를 위해 규제개선, 미래성장동력 투자 등 혁신성장도 가속화하기로 하고, 일자리와 투자를 제약하는 핵심규제를 발굴해 신속히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AI(인공지능), 빅데이터, 수소경제 등 전략투자 분야별 로드맵도 조속히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방안을 추가 발표하고, 최저임금 인상 관련 보완 대책도 차질 없이 마련해 추진키로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생활밀착형 SOC 예산은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김동연·장하성 또 엇박자=이날 회의에선 한국 경제 콘트롤타워의 양축인 김 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각각 엇갈린 상황 진단과 해법을 드러내 논란이 됐다.
김 부총리는 "그간 추진한 경제정책에 있어서 그간의 효과를 되짚어보고 필요한 경우에는 관계부처, 당과 협의해 개선 또는 수정하는 방향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문재인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에서 일부 방향 수정 등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반면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문재인정부 정책이 효과를 내기 시작하면 경제가 활력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저소득층과 중산층 국민들이 정책 성과를 체감하고,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경제성장 혜택이 중산층, 서민, 자영업자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모순된 구조가 계속되고, 성장이 일자리로 이어지지 않는 모순된 상황도 계속되고 있다"며 고용악화의 근본 원인을 설명했다. 그는 "한두달 단기간에 고용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지는 않지만 정부의 자영업자 지원 대책과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 자영업자들의 상황이 일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경제수장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자 여당이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김 부총리의 '개선·수정' 발언에 대해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다"며 "집행 과정에서 미세하게 조정하거나 개선해야 될 상황이 생기면 조금 보완하겠다는 뜻으로만 봐달라"고 말했다.
조철희 조준영 기자 samsa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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