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 시민행동’ 집회서 입장문 발표
“왜 가해자 입장만 듣나" 사법부 정면 비판
"바른 판결까지 버틸 것…응원해달라” 당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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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안희정(53) 전 충남지사로부터 당한 성폭력 사실을 폭로한 김지은(33) 전 충남도 정무비서가 안 전 지사에 대한 무죄 선고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자신의 일을 바로 잡을때까지 이 악물고 버티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씨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 못살겠다 박살내자’ 집회에서 정혜선 변호사에게 전달한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밝혔다.
김씨는 “살아있겠다 했지만 건강이 온전치 못하다. 선고일(8월 14일) 이후 여러 차례 슬픔과 분노에 휩쓸렸다”며 “죽어야 미투로 인정된다면 죽어야 하나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자신이 안 전 지사에게 성폭력을 당한 사실이 있음 거듭 강조했다. 김씨는 “저는 (안 전 지사에게) 성적 폭력을 당했고 거절을 분명히 표시했다”며 “그날 일을 망치지 않으려고 티 내지 않고 업무를 했다”며 “(안 전 지사의) ‘미안하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말을 믿었고 그날을 잊기 위해 일에만 매진했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를 향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판사님들은 제 목소리를 들었는가. 검찰이 재차 확인한 증거들을 봤는가. 듣지 않고 확인하지 않으면서 왜 묻나. 왜 내 답변은 듣지 않고 가해자 말을 귀담아듣는가”라며 “이제 제게 또 무슨 질문을 하실 건가. 제가 또 무슨 답변을 해야 하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상식적인 판결을 하는 판사를 만나게 해달라 간절히 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여러분이 권력자와 상사에게 받는 위력과 폭력은 제가 당한 것과 같다”며 “판사님들은 ‘성폭력만은 다르다’고 하신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많은 그 폭력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강한 저들의 힘 앞에 대적할 수 있는 것은 여러분의 관심밖에 없다”며 “바로잡을 때까지 이 악물고 살아 내겠다.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지난 14일 오전 피감독자 간음·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 전 지사에 대해 “업무상 위력을 행사해 강제로 추행하거나 성폭행했다고 볼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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