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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정성래 기자] 이상은 높았으나 현실은 냉정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한국 축구가 꿈꿨던 이상, 그리고 맞닥뜨린 현실의 경계에서 최선의 인물을 찾았다. 그 주인공이 바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17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벤투 감독의 선임을 공식 발표했다.
당초 한국은 카를로스 케이로스 전 이란 감독,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전 멕시코 감독, 에르베 레나르 모로코 감독을 1차 접촉 명단에 올려뒀다. 그러나 협상이 여의치 않았고, 키케 플로레스 전 에스파뇰 감독, 후안데 라모스 전 말라가 감독, 슬라벤 빌리치 전 웨스트햄 감독과도 의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벤투 감독과 접촉해 계약을 성사시켰다.
김판곤 위원장은 기준을 높게 잡으며 협상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위원회가 기준을 높이 잡았다. 기준이 높아져서 힘든 작업을 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가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국민들에게 자존심을, 선수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줘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에서 (높은 기준이)나왔다. 변화의 의지를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인 벽은 상당했다. 아시아라는 지리적 위치, 자금 투입의 한계 등 한국의 감독 선임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많았다. 김판곤 위원장은 "포트폴리오에 있는 이름들은 누가 와도 팬들이 좋아할 만한 인물들이었다. 협회가 책정한 금액이 지난 감독 때보다 높았기에 월드컵에서 좋은 능력을 보였거나 잘 하다가 잠시 하향세를 탄 감독들을 추려 준비했다"라고 야심차게 감독 선임을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국행에 관심을 보이는 감독들은 많지 않았다. "현실은 어려웠다. 금액이 높거나, 관심을 보이다가도 다른 나라, 클럽에서 오퍼가 오자 거절한 분도 있었다. 여러 어려움이 많았다. 한국은 우선 순위가 아니었다. 두 번째 출장에서는 축구팬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던 후보와도 이야기를 나눴다. 자신은 아직 젊고, 축구계 중심에 있으며, 가족과 떨어져서 4년을 보내는 것이 어렵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한국 선수들은 손흥민과 기성용 정도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의 기준과는 괴리가 있었다. 대리인과의 금액에서도 우리가 낼 수 있는 최고 금액을 제시했으나 부족하다고 말했다"라며 축구협회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로 인해 감독들과의 협상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결국 한국은 기존 포트폴리오에 없던 벤투 감독이 시장에 나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그와 만나 계약을 확정 지었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직을 맡은 이후 다소 하향세에 있는 감독이지만 경쟁력과 의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이었다.
소위 말하는 S급 감독들을 아시아, 특히 한국으로 불러 오기는 쉽지 않다. 중국이나 일본처럼 자금이 풍부하지도 않으며, 아프리카와 같이 유럽과 붙어 있는 지리적 이점도 없다. 언어와 문화도 유럽과는 완벽히 다르다. 세계 축구의 중심인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수준 높은 명장을 불러오기가 어려운 이유다. 그러나 열악한 배경 속에서도 김판곤 위원장과 대한축구협회는 주어진 상황에서 나름대로 가장 좋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성래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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