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장고 끝에 선택한 새 대표 팀 감독은 포르투갈 출신 파울루 벤투(49)였다.
벤투 감독은 김 위원장이 7월 기자회견 당시 제시한 기준에 대체로 부합하는 지도자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예선 통과 경험이 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이끌던 스웨덴을 월드컵 플레이오프에서 탈락시켰다.
대륙컵 우승에 근접한 유로2012 4강 진출의 성과가 있다. 우승팀 스페인과 준결승전에서 접전 끝에 승부차기로 탈락했다.
클럽 팀 지도자로 스포르팅리스본에서 포르투갈 FA컵(타사 드 포르투갈) 2연속 우승을 이뤘다. 포르투갈 슈퍼컵 우승도 두 차례, 리그컵 우승도 한 차례 했다.
최근 성과는 저조하다.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에서 선수단과 불화로 한 시즌을 채우지 못했고, 중국 충칭리판에서 7개월여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국 대표 팀 감독을 맡는 것에 열의를 보였다. 스스로 재기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
◆ 조건에 부합하는 벤투, 포르투갈에서는 '성공한 경력'
돌고 돌아 벤투 감독까지 오게 된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지금 한창 주가가 높은 감독들에게 한국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월드컵 본선을 경험하고자 하는 것은 세계 유명 지도자들의 꿈이지만, 대회를 4년 6개월여 앞둔 시점에 한국에 오는 것은 선호하지 않는다. 본선 2년 전 내지, 대회가 임박한 시점에야 원포인트로 유명하고 유능한 감독을 영입할 수 있다. 최근 한 차례 기세가 꺾인 감독이 올 가능성이 높았다.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좋은 감독을 찾고자 떠난 김 위원장은 1차 협상 대상과 합의에 실패했다. 1차 협상 대상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성과를 낸 카를루스 케이루스 전 이란 감독, 카를로스 오소오리오 전 멕시코 감독, 에르베 르나르 모로코 감독 등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전 일본 감독도 리스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협상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전 낭트 감독도 접촉햤우나 거절했다.
7월 유럽 출장에서 빈 손으로 돌아온 김 위원장은 8월 유럽 출장에 새로운 리스트를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된 접촉 감독은 키케 플로레스 전 RCD에스파뇰 감독, 후안데 라모스 전 말라가 감독, 슬라벤 빌리치 전 웨스트햄유나이티드 감독, 파울루 벤투 전 충칭리판당다이 감독이다.
이들 중 키케 감독과 빌리치 감독은 합의를 끌어내지 못했다. 2차 협상 대상 중 최근 행보나 주가가 가장 높은 이들이다. 키케 감독은 이집트의 제안과 프리미어리그 팀의 제안도 거절했다. 멕시코 대표 팀과 협상한다는 보도도 있었지만 멕시코축구협회는 키케 감독이 리스트에 없다며 협상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키케 감독은 장기간 아시아로 향하기를 꺼렸고, 유럽에서 일하기를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대표 팀 감독 후보 리스트에 지속적으로 올라 있다.
라모스 감독는 2년 째 쉬고 있고, 벤투 감독은 한 달여 전 충칭에서 경질됐다. 현실가능한 선택지였다. 라모스 감독은 접촉 단계만 확인됐다. 벤투 감독과 협상이 순조롭게 이어져 더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김 위원장이 제시한 조건으로 보면 라모스 감독보다 벤투 감독이 우선순위다. 라모스 감독은 세비야, 레알마드리드, 토트넘홋스퍼를 이끌던 10여 년 전이 전성기였다. 국가 대표 감독 경험도 없다. 벤투 감독은 스포르팅리스본과 포르투갈 대표 팀에서 이룬 성과가 눈에 띈다. 올림피아코스에서 2016-17시즌 말미에 중도 사임했으나 사임 시점에 리그 1위였고, 결국 그리스슈퍼리그에서 우승했다.
선수 시절 포르투갈 대표 미드필더로 35경기를 뛰었고, 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전에 뛰기도 했던 벤투 감독은 본인의 축구 실력으로도 존중을 받을 수 있는 인물이다. 무엇보다 유로2012 대회 당시 카를루스 케이루스 감독이 물러나고 부임해 세대 교체를 이루고, 단단한 수비에 측면 중심 역습 공격으로 포르투갈에 승리 본능을 되살린 측면에서 높이 평가 받는다.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펼치는 속도감 있는 축구는 한국 선수들의 성향과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 브라질~그리스~중국에서 조기 경질, 한국에서 재기 노린다
다만 강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운영한 것이 잘 될 때와 안 될 때 극명한 대비를 이뤘다.
포르투갈 대표 선수 출신인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팀에서 일할 때 선수들의 존경을 받았지만, 이후 브라질, 그리스, 중국에서 일하면서 선수단은 물론 구단 관계자들과도 충돌을 빚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했다.
강한 성격으로 알려진 벤투 감독은 올림피아코스에서 주장 초리 도밍게스가 선수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벤투 감독을 향한 비판 메시지를 남겨 갈등이 외부로 표출된 바 있다.
중국에서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충칭 구단 관계자는 벤투 감독에 대해 "성적이 저조하기도 했지만 선수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등 갈등이 생겨 팀워크가 무너진 것이 직접적 원인이었다"고 했다. 중국 선수들을 불신하는 발언을 했던 점도 충칭 구단의 경질 사유였다고 전했다.
벤투 감독은 모국에서 성공했지만, 해외에선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런 점에서 승부수가 될 의미있는 도전이다. 관건은 이전 해외 팀에서 겪어온 문제를 한국에서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본선까지 장기 프로젝트를 맡는 것은, 그 동안 당면한 리그 성적에 급급했던 브라질, 그리스, 중국에서의 여건 보다 좋다. 벤투 감독이 한국에서는 그간의 오답노트를 발판으로 포르투갈에서 이룬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