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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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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무죄'에 국회 형법 개정 잰걸음…3월 쏟아지던 '미투法' 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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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the300]야당 중심 "위력간음, 입법미비가 무죄이유 안 되게 법적근거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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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력으로 수행비서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과 관련 국회가 형법 개정을 추진한다. 재판부가 무죄 파견의 이유중 하나로 현행법의 한계를 언급한 까닭이다.

16일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사법부의 성폭력 면죄부 발행을 막기 위해 폭행과 협박으로 강요된 성관계만 강간죄로 처벌하는 현행 형법을 개정하고 동의하지 않는 성관계를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故) 노회찬 원내대표가 ‘비동의 강간죄’와 함께 성폭력 범죄에 대한 포괄적 처벌강화를 위한 법안 준비를 완료한 만큼 조속한 법안 발의를 약속한다"며 법 개정을 촉구했다.

바른미래당도 연내 법개정을 약속했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당 원내정책회의에서 "여성가족위원으로서 그동안 우리 국회가 무엇을 했는지 반성한다. 미투 법안을 단 한 건도 처리하지 못했다"며 "미투 관련 법안 통과와 함께 위력에 의한 간음에서 입법 미비가 무죄 판결의 이유가 되지 않도록 법적 근거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재판부는 안 전 지사의 1심 무죄 판결과 관련, 이른바 ‘노 민스 노 룰’(NO Means No rule)이나 ‘예스 민스 예스 룰’(Yes Means Yes rule)이 입법화되지 않은 현행 성폭력 범죄 처벌 법제 하에서는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노 민스 노 룰'은 협박이나 위력의 행사와 같은 행위가 없더라도 상대방이 부동의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성관계로 나아간 경우 이를 강간으로 처벌하는 것을 말한다. ‘예스 민스 예스 룰'은 명시적이고 적극적인 성관계 동의 의사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성관계로 나아가면 이를 강간으로 처벌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국회엔 상대방의 동의 없는 성관계를 성폭행으로 인정해 처벌하는 '비동의 간음죄'를 포함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이 다수 계류돼있다.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 열풍이 불던 지난 3월 이후 여야 의원들이 앞다퉈 발의한 법안들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창일·백혜련 의원, 자유한국당 홍철호·신상진 의원, 민주평화당 천정배·최경환 의원이 각각 발의한 형법 개정안은 성폭력 범죄 요건에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라는 내용을 포함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현행 형법 제297조는 강간죄를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라고 명시돼 있다.

백 의원은 사안에 따라 성폭행 범죄를 가중처벌 할 수 있는 내용을 더했, 천정배 의원은 상대방의 동의 없이 사람을 간음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신설하는 내용을 넣었다.

형법 뿐만 아니라 당시 '미투' 열풍 이후 여야 의원들은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 △국가공무원법 개정안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군인사법 개정안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 등을 쏟아냈다.

제정법도 나왔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여성폭력방지기본법 제정안을,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피해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법안은 해당상임위에서 논의되지 못한 상태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의원은 "법 제도가 시대정신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며 "국회 차원에서 성범죄에 대한 좀 더 명확한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죄를 규정한 형법 제303조 '업무·고용 기타 관계로 인해 자기의 보호 또는 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해 위력으로써 간음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위력을 너무 엄격히 적용하면 오히려 법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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