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 경찰청장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사이버성폭력 수사팀 현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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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장이 몰카(불법촬영물) 범죄 처단을 촉구하는 여성계 의견을 받아들여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신설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다. 일간베스트, 텀블러 등 음란물이 유통되는 커뮤니티·음란사이트·웹하드·SNS(사회관계망서비스) 뿐만 아니라 이들 배후에 있는 유통망 카르텔까지 전체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다.
민 청장은 13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이 밝혔다. 민 청장은 "사이버안전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만들고 100일간 특별 단속에 들어가게 된다"고 말했다. 특별수사단은 사이버수사과·수사과·성폭력대책과·피해자보호담당관 등 6개 과가 협업해 운영한다.
민 청장은 "그동안 불법촬영범죄가 촬영자-유포자-유통플랫폼 간 연결 고리를 통해 반복되고 있는데도 관련 수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여성계의 의견을 겸허히 수용해 불법촬영물 유통 플랫폼과 카르텔에 대해 성별과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으로 엄정하고 공정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수사단은 우선 8월13일부터 11월20일까지 사이버폭력 사범에 대한 100일 특별단속을 하기로 했다. 단속 대상은 각종 웹하드 음란사이트·커뮤니티 등이다. 이철구 사이버안전국장은 "각종 여성단체에서 지적한 음란사이트 216곳, 웹하드 30곳, 커뮤니티 33곳에 대해 내사에 착수했다"며 "이들 중 음란사이트 5곳, 커뮤니티 4곳은 이미 폐쇄조치됐다"고 말했다.
내사 대상에는 일간베스트, 오늘의유머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텀블러 등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SNS도 일부 들여다본다. 이 국장은 "일전에 문제가 됐던 소라넷이 폐쇄되면서 관련 콘텐츠 3분의2 정도가 텀블러로 넘어갔다고 경찰은 보고있다"며 "미국 국토안전부, FBI 등과 접촉해 공조를 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조사 대상에 워마드는 포함되지 않았다. 남초 사이트만 편파적으로 수사한다는 지적에 이 국장은 "여성계, 시민단체 제보 위주로 조사 대상을 추려낸 것이며 워마드 역시 음란물 등으로 신고가 되면 수사 대상에는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선 경찰이 여성 주취자의 머리채를 잡아 물의를 빚다 수사를 받으면서 현장 반발이 나오자 민 청장은 "국민과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철저히 (수사)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다만 '수사 의뢰까지 간 것이 정당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해당 지방청장(서울지방경찰청)의 판단 사안이므로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민 청장은 또 "현장 법집행, 물리력 행사과 관련해 이미 용역연구를 진행 중"이라면서 "연구 결과와 현장 의견을 수렴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이후 대검찰청을 방문해 문무일 검찰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수사권 조정에 대한 대화가 오갔을 것이라는 질문에는 "정부 조정안이 나왔기 때문에 특별히 얘기를 나눈 것은 없다"고 말했다.
민 청장은 이달 4일 여성들의 불법수사 규탄 시위 현장을 둘러보며 "시위대에 아이스팩을 지원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안전 차원에서 제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 청장은 "시위 당일 뙤약볕에 구급차에 실려간 분들이 3명 정도 됐다"며 "집회 참가하신 분들이 필요로 하면 냉수나 아이스팩 등을 나눠줘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경찰은 올 하반기에 추가로 순경 채용도 추진한다. 민 청장은 "민생치안 인력 경찰관 1만명, 전의경 대체 인력 1만명 등 총 2만명의 추가 채용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미 2023년에 폐지될 의무경찰(의경) 제도를 대체하기 위해 경찰관 7700여명을 추가 채용하는 계획을 정한 바 있다. 민 청장은 또 "이번 하반기 추가 채용의 규모는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지만 2500명 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9월 중에는 3차 채용 공고를 해서 연말경에 채용하게 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 보수 정권 당시 정부를 옹호하는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수사 중인 특별수사단은 이달 중 조사를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직권남용의 처벌 선은 국장 급 이상 정도로 검토 중이다.
특별수사단장을 맡고 있는 임호선 경찰청 차장은 "직권남용죄로 처벌할 직급은 전직 국장급 정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댓글 수사 지시의 최정점인) 조현오 전 청장 소환 통보는 국장급 신병처리에 대한 윤곽이 나온 다음에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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