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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드루킹-김경수 누구 말이 맞나…특검, 진술분석·신병처리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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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크랩 시연' 대질서 양측 평행선…일부 논리 허점도

'김경수→드루킹 URL 전송' 기사도 하나하나 모니터에 띄워 조사

연합뉴스

특검 소환되는 드루킹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김경수 경남지사를 두 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주말 동안 김 지사의 신병처리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특검은 김 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본 뒤 사용을 승인했다는 의혹에 대해 양측의 엇갈린 주장을 분석하는 한편 그간 확보한 물증과 맞춰보며 진술의 신빙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있다.

12일 사정 당국에 따르면 지난 9∼10일 벌어진 김 지사와 드루킹의 밤샘 대질신문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이 운영한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킹크랩 시연회가 실제로 열렸는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검은 조사실에 나란히 앉은 양측의 모니터에 '20161109온라인정보보고'란 드루킹 측 MS워드 문건을 띄워놓고 신문을 시작했다. 문건의 1번, 2번 항목은 드루킹이 이끈 '경인선'에 대한 소개, 3번부터는 킹크랩에 대한 설명이 담겼다. 3번 항목에는 '압수수색에 대비해 서버를 일본으로 이전한다'는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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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은 대질에서 "김 지사가 그날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았을 당시 문건 2부를 복사해 1부는 김 지사에게 줬다"며 "출판사 2층 강의장 벽에 빔프로젝터로 문건 내용을 쏴서 경인선에 대해 설명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킹크랩 부분은 나머지 회원들을 내보내고 김 지사와 독대를 하며 제가 브리핑했다"며 "그런 뒤 중간에 '둘리' 우모씨를 불러 킹크랩 프로토타입(초기 버전)을 시연했다"고 주장했다.

드루킹은 시연을 보여준 뒤 김 지사에게 "이게 불법이냐"라고 묻자 김 지사가 "적법하다"고 답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걸리면 제가 감옥에 가겠다"는 자신의 말에 김 지사가 "나는 정치적 책임만 지면 되겠느냐"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 지사는 "그날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빔프로젝터로 경인선에 대한 소개를 본 적은 있지만 드루킹이 킹크랩 같은 것을 제게 브리핑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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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제가 출판사에서 드루킹으로부터 설명을 들을 때는 늘 다른 사람이 함께 있었다"며 "드루킹의 말과 달리 그와 독대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드루킹은 5월 공개한 옥중 편지에서 "2016년 10월(11월의 오기)의 방문 시 그가 확인했던 킹크랩은 여러 명(현재 구속되어 있는)이 그 장면을 목격하였으므로 발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대질 조사 때의 말과 달리 킹크랩 시연회가 여러 명이 있는 자리에서 이뤄졌다는 취지다.

김 지사는 "드루킹의 말대로라면 제가 '압수수색을 대비해 일본으로 서버를 이전한다'는 내용을 브리핑받은 뒤 "킹크랩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는 것"이라며 "이는 상식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드루킹이 "독대 자리에서 김 지사에게 '고개를 끄덕여 킹크랩 사용을 허락해달라'고 했다"고 한 데에 대해서도 김 지사는 "그런 취지의 대화 자체가 없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킹크랩이 적법하다'고 말한 사람에게 '제가 감옥에 가겠다'며 사용 허락을 구했다는 드루킹의 진술은 논리적 일관성도 없고 사실도 아니다"라고 거듭 반박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드루킹에게 보안 메신저 '시그널'을 통해 인터넷 기사주소(URL) 10개를 보낸 사실도 기사를 하나하나 모니터에 띄우며 조사했다. 메신저에서 김 지사는 URL과 함께 "홍보해주세요"라고 말하고, 드루킹은 "처리하겠습니다", "전달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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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질 조사에서 드루킹은 '처리하겠습니다'란 의미는 댓글 추천 수 조작 작업에 들어간다는 얘기이며, '전달하겠습니다'는 측근인 '서유기' 박모씨에게 조작 작업을 지시하겠다는 의미라고 진술했다.

김 지사 측은 기사 URL은 드루킹뿐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홍보차 보낸 것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 드루킹에게 보낸 기사 10개 중에는 댓글이 아예 없는 기사나 네이버 제휴 언론사가 아니어서 네이버 아이디로 댓글을 달 수 없는 기사도 포함됐다며 URL 전송을 댓글조작 지시로 해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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