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이적시장 최고액을 기록한 케파 아리사발라가. |
이적료 총액은 지난해보다 2억 파운드가 빠졌고 마감일 합계는 지난해 2억 1000만 파운드의 절반인 1억 1000만 파운드에 그쳤지만 해외 리그에서 선수를 데려오면서 8억 8000만 파운드를 써 지난해 7억 7000만 파운드보다 늘었다. 올 여름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총 지출액 가운데 72%를 차지했는데 지난해는 54%였다.
팀 브리지 딜로이트 회계법인 스포츠산업국장은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이적료 지출 총액이 12억 파운드에 그친 것은 세계에서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리그의 구매력이 얄팍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한 뒤 “리그 클럽들의 2018~19시즌 수입 총액을 공격적으로 추정하면 50억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보여 성공과 생존을 위해 가장 나은 인재들에 상당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5대 리그 가운데 최고액은 모두 아직 닫히지 않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9900만 파운드) 등 9억 1000만 파운드를 쓴 이탈리아 세리에A다. 그 뒤를 스페인 프리메라리가(6억 8000만 파운드), 독일 분데스리가(4억 파운드), 프랑스 리그앙(3억 5000만 파운드)이다.
EPL 최고 지출 클럽은 리버풀(1억 6500만 파운드), 첼시(1억 2000만 파운드), 풀럼(1억 500만 파운드),레스터(1억 파운드) 순이다. 뉴캐슬과 토트넘, 왓퍼드 세 구단만 이적에 쓴 것보다 많은 돈을 챙겼다. 챔피언십(2부 리그) 클럽들도 1억 5500만 파운드를 써 지난해 1억 9500만 파운드보다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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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이후 5년 연속 여름 이적시장이 쫄아들고 있다. 막판 쇄도가 있기 전까지 이번 여름은 이적시장이 열린 뒤 가장 조용한 여름으로 기록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왔다. 다만 마지막날 25건이 성사돼 지난해 17명보다 늘었고, 2014년과 똑같았다.
축구 재정 전문가인 롭 윌슨 셰필드 할람 대학 교수는 “지난해 15억 파운드 가까이를 쏟아부었다. 쓸 수 있는 돈보따리를 새 TV 중계 계약이 가져다주지 않으면 여름 이적시장은 계속 수평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과다한 이적료 지출 때문에 구단의 지출 여력이 제한을 받는 일이 계속 벌어진다. 예를 들어 맨유는 늘 지출을 더 많이 해 전체 수입에 기여하게 만들어왔다. 티켓 값을 올리면 될텐데 맨유는 세계 최고 부자 구단이란 자존심 때문에 인질 몸값을 잡히고 싶지 않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윌슨 교수는 지난해 여름 네이마르가 2억 파운드에 바르셀로나에서 파리생제르망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것이 시장이 변하는 것을 재촉했다고 봤다. 그는 “특히 필리페 쿠티뉴가 1억 4000만 파운드 이상에 리버풀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직후 시장이 완전히 바뀐 것처럼 보였다. 마지막 TV 중계 협상 전에 예상됐던 것보다 이적료 총액은 곱절이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때 이미 계약 건수는 줄겠지만 이적료는 올라갈 것이란 점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반적으로 몸값이 올랐다는 것은 위 그래픽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올 여름 이적료 톱 10 선수들의 이전 마지막 몸값을 꼼꼼이 비교해봤다. 이들 중 누구도 1300만 파운드를 넘지 않았는데 올 여름은 가장 낮은 몸값의 미나도 2700만 파운드다. 가장 극적으로 이적료가 뛴 것은 최고 몸값이자 역대 골키퍼 최고액과 함께 골키퍼 몸값 1000억원 시대를 연 케파 아리사발라가(24)였다. 이전 마지막 계약 때 0원이었는데 아틀레틱 빌바오에서 첼시로 갈아 입으며 72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안겼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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