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의료연대 서울대병원분회는 ‘환자·직원 무차별 불법촬영 사건에 대해 병원장과 서울동작경찰서장의 무책임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내고 “경찰은 모든 방법과 인력을 동원하여 제대로 수사하고 범인을 잡아야 한다. 해당 병원은 먼저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피해보상을 포함한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밝혔다.
앞서 3년 전인 2015년 1월, 서울대병원 산하 병원 간호사 갱의실(작업복으로 갈아입는 방)을 불법 촬영한 동영상이 발견됐다. 당시 해당 병원은 동작서에 고발 접수를 했다.
이후 같은 해 5월, 2013년초 해당 병원에서 근무했던 ㄱ의사가 강원도에서 대체복무 중 불법촬영 혐의로 검거됐고, 그에게서 2만5000여건의 몰카 및 성관계 영상 파일이 발견됐다. 당시 이는 ‘공중보건의 몰카’ 사건으로 보도됐다. 촬영 대상이 된 장소는 산부인과 진료실, 카페, 지하철, 버스 등이었으며 마취 상태의 환자도 촬영됐다. 확보된 파일에는 해당 병원의 이름과 탈의실이 찍힌 영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ㄱ의사는 2012년에 성범죄특별법 위반 혐의로 처벌 받은 전례가 있어 구속돼 실형을 선고 받았다.
노조 측은 “당시 경찰은 ㄱ의사와 앞서 발견된 갱의실 몰카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지 않았다. 이후 영상이 삭제되긴 했지만 최근 또다시 유포되기도 했다. 새롭게 드러난 영상에서 추가 피해자들이 확인됐다”며 제대로 된 재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노조 측은 “피해자는 병원을 사직하고 해외로 떠나보기도 했지만, 고통을 극복할 수 없었다. 피해자가 지금 다시 목소리를 낸 이유는 자신의 사건이 제대로 수사되지도 않았고 책임져야할 병원 측으로 부터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의 몰카를 찍는 병원은 이미 병원이 아니다. 노동자가 직장 갱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다 몰카 피해자가 됐는데 알아서 하라는 회사는 더 이상 영업을 해서는 안된다. 국민이 공공화장실에서, 커피숍에서, 길거리에서 몰래카메라의 범행대상이 되는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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