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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빨간원을 아시나요?" 몰카 따라 방지켐페인도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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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범죄 2011년 1523건에서 작년 6470건으로 4배↑

스마트폰 몰카=불법 홍보위해 다양한 아이디어 등장

몰카 시민 상호감시 약속 담은 빨간원 프로젝트 확산

"대중적으로 접근하되, 처벌내용 확실히 전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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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승차권 발매기 맞은편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게시물 모양의 포스터가 걸려 있다. 게시물 상단에는 “불법 촬영하는 당신, 지켜보고 있습니다”란 경고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이 들어갈 자리엔 거울이 있고 아래쪽으로 ‘불법촬영 신고 112’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홈페이지 주소와 전화번호 등이 담겨 있다. 이 게시물은 여성가족부와 지하철경찰대가 함께 만든 ‘몰카 경고 홍보 포스터’다.

지하철 이용객들은 익숙한 SNS 피드와 거울이 합쳐진 경고 문구가 새롭다는 반응이다. 홍익대에 재학 중인 정승민(28)씨는 “이런 몰카 경고 문구는 친절하면서도 익숙해서 사람들이 많이 볼 것 같다”며 “거울을 부착해 놓은 것도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충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불법촬영 범죄가 급증하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정부의 경고 포스터 등 홍보캠페인도 진화하고 있다. 시민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뿐 아니라 몰카 불법이라는 사실을 쉽게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경고포스터에 캠페인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범죄는 지난 2011년 1523건에서 지난해 6470건으로 6년 새 4배 이상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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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지난해 9월부터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LOUD·라우드)와 함께 시행 중인 ‘빨간원 프로젝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스마트폰 렌즈 둘레에 부착할 수 있는 빨간색 원형의 스티커를 제작·배포해 경각심을 높이고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상호 감시로 피해를 예방하자는 취지다. 렌즈 주변에 부착한 빨간원은 ‘나는 보지 않겠습니다’ ‘나는 감시하겠습니다’라는 다짐을 상징한다.

빨간원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낸 김경운 경기남부청 홍보기획계장은 “이 프로젝트는 직접적인 지시 또는 규제보다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시민들로 하여금 스스로 범죄예방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며 “일부 업소에서는 스티커를 부착한 고객들에게 할인을 해주며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빨간원 캠페인의 확산을 위해 지난 5월부터 자영업자·기업 등의 민간 참여를 권장하고 있다. 실제로 안양 성결대 내 학생회관 카페 SKU를 시작으로 식당과 카페 등 263개의 점포가 빨간원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올해 빨간원 프로젝트에 참여한 고등학생 신모(19)군은 “우연히 집 근처 카페에 갔다가 이런 캠페인이 있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 스티커를 붙인 사람들이 더 많이 늘었으면 한다. 친구들에게도 소개해 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이나 정책 홍보가 범죄율을 낮추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잠재적 가해자들에게 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홍보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경고 문구 전달 방식은 대중적이고 참신하게 접근하되 가벼운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해 불법촬영 범죄에 대한 처벌 등 내용은 정확하고 확실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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