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드루킹 작성 문서파일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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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수감 중)가 2017년 3월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국회에서 만났을 때 ‘(대통령 선거 뒤) 2018년 6월 지방선거까지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면담 기록을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입수한 것으로 5일 확인됐다.
하지만 김 지사 측은 “대선도 끝나기 전에 1년 3개월이나 남은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했겠느냐”며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 드루킹 “김경수, 지방선거 도와 달라 요청”
김 씨는 지난해 3월 12일(일요일) 오후 3시 42분경 보안 메신저 프로그램 ‘시그널’로 김 지사에게 “김 의원님, 이번 주 수요일 또는 목요일에 30분 정도 시간을 내주시겠습니까? 문자를 못 보신 것 같으면 내일(월요일) 오전 중에 전화를 드리겠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1시간 28분 뒤 김 지사는 “메시지 지금 확인했습니다. 수요일보다 화요일 오전이나 오후 늦게 5시 이후가 좋습니다”고 답했다. 특검팀이 확보한 국회 출입기록에 따르면 이틀 뒤인 3월 14일(화요일) 김 씨는 ‘성원’ 김모 씨(49)와 함께 국회에 들어갔다.
김 씨는 지난해 3월 14일 김 지사와의 만남을 ‘20170314미팅주제정리.docx’라는 제목의 파일로 정리한 뒤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핵심 회원들과 공유했다. 이 파일에서 김 씨는 “(두 달 뒤) 대선을 이길 것을 확신하지만…김 지사로부터 먼저 2018년 6월 지방선거까지 도와달라는 요청이 왔고 이에 응했다”고 했다. 이 파일에는 지방선거를 돕는 대가로 김 씨가 김 지사의 요청으로 제안한 재벌개혁 정책과 경공모 핵심 회원의 인사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내용도 있다. 김 씨는 대선 당시 김 지사에게 문재인 후보 캠프 대선 법률자문단에 ‘삶의축제’ 윤모 변호사(46)와 ‘아보카’ 도모 변호사(61)가 들어갈 수 있도록 요청했는데 윤 변호사만 들어갔다.
이 만남 이후 김 씨와 김 지사는 시그널 대화 내용이 일정 시간 후 자동 삭제되도록 설정했다. 그 뒤 두 사람은 시그널 통화를 5차례 했고 이 중 3차례는 김 지사가 김 씨에게 걸었다. 대선 직전인 지난해 4월 29일 김 지사는 김 씨에게 텔레그램으로 대선후보 TV 토론회 기사 인터넷접속주소(URL)를 전송한 뒤 “네이버 댓글은 원래 반응이 이런가요”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 씨는 “처리하겠습니다”라고 한 직후 “시그널로 답변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씨는 당시 다른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경공모 회원들에게 “A다 얘들아”라고 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이는 김 지사가 보낸 기사(A)에 대한 댓글 작업을 신속하게 하라는 지시였다고 한다. 문 후보에 대한 악의적인 댓글에 ‘접기 요청’을 클릭해 안 보이게 하거나 비공감을 눌러 순위를 떨어뜨리는 작업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김경수 측 “킹크랩 자체를 몰랐다”
김 지사는 6일 오전 9시 반 특검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다. 김 지사 측은 ‘김 지사가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했다’는 드루킹 김 씨 주장에 대해 “대선 때 일은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가 완성됐다. 그렇다고 1년 3개월이나 남아 있던 지방선거를 도와달라고 했다는 것으로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서는 “공모하지 않았고, 킹크랩(댓글 여론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고 반박했다.
또 경공모 핵심 회원인 윤 변호사에게 청와대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 아리랑TV 비상임 이사직을 제안했다는 의혹에 대해 김 지사 측은 “김 지사는 전혀 연관이 없다. 사실 관계가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고 했다.
김동혁 hack@donga.com·정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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