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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연재] 매일경제 'MK포커스'

[MK포커스] 모두가 싫어하는 2연전, 왜 없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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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모두가 힘들어하고, 또 모두가 내켜하지 않는 KBO리그의 2연전 일정이 4일부터 시작된다. 2연전 일정은 체력, 긴장감 저하 등의 수식어로 시즌 내내 불려진다. 현장의 아쉬운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변함없이 이어지는 중이기도 하다. 최근 같은 극심한 폭염 속에서는 한 주에 3번 이동이 불가피한 2연전 체제에 대한 불평불만이 야구계 안팎에서 보다 강한 톤으로 제기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모두가 싫어하는 2연전 체제는 왜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해마다 이런 궁금증과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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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연전 체제가 4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사진=옥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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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전, 무엇이 문제인가

2연전 체제는 한 시즌 10개 구단이 각각 144경기를 치르게 되면서 나온 다소 기형적인 형태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야구의 한 시리즈가 3연전으로 열린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10개 구단이 팀별 맞대결 일정을 짜다보니 이와 같은 형태가 된 것이다. 한 구단이 9개 구단과 총 16차전을 펼치게 된다. 3연전 홈 2번, 3연전 원정 2번. 그러면 12경기가 된다. 나머지 4경기가 남는다. 공평하게 숫자를 맞춰야하니 홈, 원정 2연전 한 번씩, 그렇게 16차전이 완성된다.

2연전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시기로 파생되는 문제 때문. 시기적으로 볼 때 주로 3연전 일정을 다 마치고 난 뒤 8월 중순부터 2연전이 펼쳐진다. 그런데 하필 이때는 한반도 전역이 무더위로 찜통이 되는 시기다. 올해 같은 유례없는 폭염이 아니더라도 8월 중순과 말일은 한창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고 이때 구단들은 화수, 목금, 토일까지, 기존보다 더 많은 이동을 펼쳐야 한다. 더운 날씨, 당연히 체력적으로 문제가 생긴다.

특히 롯데와 NC, 삼성과 KIA 등 지방에 연고를 둔 구단들은 수도권 구단보다 이동거리가 길 수밖에 없다. 당장 롯데의 경우 차주 7일과 8일은 울산, 9일과 10일은 광주, 그리고 11일과 12일은 잠실에서 경기를 치른다. KIA는 7,8일 고척(서울), 9,10일 광주, 11일과 12일은 다시 인천으로 올라와야 한다. 올 시즌이야 당장 몇 주 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가 있다지만 9월 이후 다시 이와 같은 강행군이 펼쳐져야 하고 나아가 내년 시즌은 딱히 휴식기도 없이 고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수도권 팀에 비해 당연히 형평성에 있어 문제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근본적으로 연고지가 부산이고, 연고지가 광주인 것을 따지는 것은 옳지 않지만 무더위 속 잦은 이동은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 요소다. 최근 같은 폭염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방구단 관계자들 및 선수들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지방구단 소속 모 선수는 “짐을 풀자마자 다시 꾸려야 한다. 그 자체만으로도 정말 고된 일정이다”고 호소했고 지방구단 모 코치 역시 “2연전 체제는 정말 고민스럽다. 선수들 체력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도통 답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크게 말은 못하지만 구단 관계자들 역시 다르지 않은 상황. 일부 팬들 사이에서도 “(3연전에 비해) 긴장감이 덜하다”, “(응원하는) 우리 팀에게 불공평 한 것 같다” 등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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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전 체제는 리그 중후반 여러 변수를 일으키는 요소로 꼽힌다.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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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조정? 쉽지 않은 이유

각계각층 인사들은 12차전 뒤 나머지 4차전을 현재보다 더 공평하게 치르는 것이 수학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공통 목소리를 냈다. 3+1, 아니면 기존처럼 2+2 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2+2(기존방식)의 시기를 조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관련 질문에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KBO도 (2연전 시기를 앞뒤로 조정해보는) 일정 관련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그랬더니 이동거리 등 여러 부분에서 기존보다 더 나아진 결과가 나오지 못했다”며 여러 노력을 해봤음에도 이동거리 등 여러 요소에서 지금보다 나은 결과를 도출 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불편과 공정성 때문에 시작한 2+2에 대한 고민인데 오히려 변화를 주는 게 더 미묘한 결과를 낳았다는 것. 결과적으로 현재 체제를 뒤흔들만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장 사무총장의 말은 언뜻 생각해보면 왜? 라는 의문이 따라오지만 실제 시뮬레이션 결과가 말해주듯 2연전 시기를 조정하는 것은 꽤나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다. 어차피 치러야하는 2연전이기에 앞에 하나, 뒤에 하나, 또 중간에 하나 큰 차이를 만들어내기 힘든 측면이 있다. 더욱이 구단 마케팅 관계자들은 하나 같이 성수기인 4월, 5월, 6월에 2연전을 하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마케팅이라는 게 대부분 3연전 시스템이 맞춰져있고 무엇보다 가장 관중이 많고, 리그 판도를 알 수 없어 긴장감이 고조되는 4월부터 6월까지 시기에 2연전이 열리는 것이 그다지 원치 않는 일이라고 힘주어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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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2연전에 대한 고민도 거듭 이어지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9+7 체제도 진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10개 구단을 절반으로 나누어 5개 구단씩 격년제로 홈경기를 더 많이 갖는 소위 9+7 방식은 어떨까. 즉, 5개 구단이 한 해 홈에서 9차전을 치르고 나머지 5개 구단이 홈에서 7차전을 갖는 방식이다. 그 다음 해는 반대로 지난해 7차전만 홈에서 치른 구단이 9차전을 벌이는 방식으로 3(홈)+3(원정)+3(홈)+3(원정), 그리고 3(홈)+1(원정), (혹은 반대)이 되는 것이다. 홈경기에 있어 한 해는 손해를 보는 면이 있다. 다만 해마다 돌아가기 때문에 불공평하다 말하기는 어렵다. 최근 몇 년간 자주 거론된 방식이다. 당장 최근 감독자회의에서도 이와 같은 방식이 한 번 거론됐다고 전해진다. 사실상 이 방법 밖에는 없다는 분위기 속 2연전을 없앨 유일한 방식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 또한 단점이 있다. 우선 구단별 형평성에 있어 복잡한 함수가 존재한다. 모 구단관계자는 “KBO리그는 한 시즌 성적에 여러 목숨(일자리)이 왔다 갔다 하는 게 현실이다. 아무래도 홈경기가 원정경기보다 유리한 게 사실인데 현장지도자들 입장에서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 또한 구단 입장에서는 지금처럼 2연전을 하면 되는 것인데 굳이 한 해 홈경기 손해를 감수할 필요 또한 없다”고 설명했다.

정금조 KBO 사무차장보 역시 “여러 방법을 고민해봤지만 기존 2연전 체제보다 나은 방식이 아직 따로 없는 상황이다. 3+1 체제 역시 장단점이 있다. (시뮬레이션을 통한) 이동거리 등에 차이가 없는 가운데 팬들 역시 관람에 제한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팬들 입장에서도 썩 달갑지 많은 않을 수 있다는 것. 예를 들어 서울에 거주하는 한 팬이 LG와 KIA의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싶다 가정했을 때, 잠실만 방문이 가능하고 그해 광주에서 3연전이 한 번 더 열린다고 생각하면 시즌이 3라운드 가량 지났을 때 잠실서 LG-KIA전을 보는 게 어려워진다. 리그 후반부에나 잠실에 1경기가 배치되기 때문에 TV로 보거나 직접 광주에 가야한다는 것. 매우 구체적이고 “그 정도 (손해) 쯤이야...”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중요한 가치가 될 수도 있는 부분이다. 종합적으로 매우 예민하고 복잡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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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등 지방구단들은 수도권에 비해 2연전에 대한 체력부담이 크다. 사진=김재현 기자


▲경기수가 문제? 해결책 될까?

3+1이 마뜩치 않고 그렇다고 현재의 2+2 체제도 싫다, 또 일정 조정마저 그다지 효용이 없다면 방법은 하나 뿐이다. 바로 경기수다.

현장에서, 또 야구계 안팎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지만 경기수 이슈는 매우 민감하고 복잡하다. 선수들 및 현장지도자들은 현재 144경기, 경기수가 너무 많아 이를 축소하자는 입장이 적지 않다. 공개적으로 이를 표현하는 지도자도 존재한다. 점점 떨어지는 경기력 등 KBO리그 현실에 144경기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만약 경기수를 줄이게 되면 기형적인 2연전 체제도 종식할 수 있게 된다. 14차전이 된다면 리그 후반 홈, 원정 1경기씩만 펼치면 되고 과감하게 12차전이 되면 3연전만 쭉 펼치면 된다.

하지만 이 경기수를 줄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KBO리그는 현재 800만, 더 나아가 900만, 1000만을 바라보며 가파른 양적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에서 단연 최고인기 프로스포츠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수많은 악재, 또 국가적인 대형이슈 속에서도 공고한 위치에 놓여있다. 그런데 경기수를 줄이면 이와 같은 양적성장에 당연히 지장이 생긴다. 경기수가 대폭 줄면 리그는 초가을에 마감될 수도 있게 된다. 일 년 내내, 또 매일 같이 볼 수 있는 게 야구이고 그것을 매력으로 여기는 팬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일. 관계자들은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 수익 등 종합적인 체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들”라고 지적했다. 무조건적으로 선수들 입장만 고려할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

그렇다면 경기수가 준다고 경기력이 좋아질까? 한 야구관계자는 “몇 경기 줄인다고 경기력이 나아질 수 있겠나. 아예 다른 문제다”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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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인기스포츠로 자리잡은 KBO리그에 필요한 올바른 2연전 해법은 무엇일까. 사진=MK스포츠 DB


연봉문제도 있다. 선수들 연봉은 천문학적으로 올라간 판국에 도리어 경기수를 줄이면 선수들 연봉에도 영향이 미쳐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현장에서는 경기수만 줄이자고 하는데 그에 따른 스폰서, 중계권료 감소 등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본 것인지 모르겠다. 자기들 연봉이 줄어든다고 해도 똑같을까? 아마 펄쩍 뛰면서 (144경기) 그대로 하자고 할 것”라고 지적했다. 수익이 줄어드는데 연봉이 늘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란 것이다.

무턱대로 경기수만 줄이자고 하는 것에 대해 팬들 반응도 좋지 만은 않다. 서울에 사는 한 야구팬은 “인기가 올라가고 사랑받을수록 더 많은 경기를 펼쳐줘야 하는 것 아닌가. 팬으로서 많은 경기를 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일반 서민들이 고액연봉자들 컨디션까지 하나, 하나 걱정해줘야 하는 격”라고 씁쓸해했다. 오해가 깊어지고 이슈가 되자 KBO는 경기수 관련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시즌 후 구체적인 배경,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마련할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경기수가 늘어난다면? 팀간 18차전이 되면 공평하고 또 2연전 변수도 없이 홈 9차전, 원정 9차전이 열릴 수 있다. 다만 이 경우는 144경기도 많다고 주장하는 현장에서 찬성 할 리가 없다.

▲복잡하고 민감한 2연전 체제, 현실의 장벽

2연전 이슈는 경기수 주제까지 함께 결합되며 매우 복잡한 난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불편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다. 경기수가 유지된다는 조건 속 현재의 2+2보다 나은 방안은 (현재 상황에서는) 없는 상태다. 야구관계자 중 몇 명은 “(팬들 중) 모두를 만족시키고 공평함을 유지하고 또 경기수를 손질하지 않는 방안, 즉 솔로몬의 묘수가 있으면 제보해서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읍소까지 했다.

8월이야 휴식기가 있다지만 9월부터는 본격적인 2연전 레이스가 시작된다. 더위야 현재보다 누그러지겠지만 잦은 이동은 체력저하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동시에 프로선수로서 책임감, 어쩔 수 없는 연고지별 차이를 감수하지 않을 수도 없어 보인다. 종합하면 2연전은 해마다 생기는 스트레스지만 또 한편으로 불가피한 면이 있는 그런 어쩔 수 없는 존재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hhssjj27@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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