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의 대표격인 ‘5·18구속부상자회’가 집행부의 횡령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회장 퇴진운동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5·18구속부상자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관계자는 2일 “법원에 양희승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기로 회원들이 결의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양 회장이 2006년 8월 취임한 후 12년 장기집권을 하면서 각종 비리를 키워왔다고 강조하며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전날에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29일과 지난달 21일 열린 이사회·임시총회에서 양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가결됐지만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대위가 밝힌 비리·횡령 의혹 사례는 구체적이다.
비대위는 “양회장이 구속부상자회 이름으로 상무지구 한 골프연습장 매점과 마사회 매점, 광주시내 지하철 자동판매기 사업 등을 운영해왔으나, 금액에 대한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면서 “자동 판매기 자리선점과 관련해 2000만~7000만원을 받은 의혹도 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 “구속부상자회 자녀들에게 지급되는 장학금을 특정인에게 지급하고 되돌려받은 의혹도 있다”면서 “장학금 150만원을 줄테니 그중 절반인 75만원을 본회로 반환하라는 내용으로 장학금을 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양회장 등 집행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서 그동안 회원간 충돌이 빚어지고 회장 고소로 이어지는 등 갈등이 빚어져 왔다.
지난 21일 5·18기념재단 민주홀에서 회원 276명이 참석한 총회에서 양 회장 신임여부를 물으려 했으나 집행부측 회원 100여명이 투표용지를 들고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이에 비대위측 회원 171명이 양 회장 불신임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파행을 겪었다.
앞서 3월29일 열린 이사회에서도 양 회장에 대한 불신안이 통과됐다. 이에 비대위는 4월27일에는 양 회장을 횡령 등 혐의로 광주경찰청 고소하기도 했다.
이에 양 회장 측은 “현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안은 정당성과 적법성이 떨어지고, 지난 3월 이사회 불신임안도 결함이 있다는 감사결과가 나왔다”고 반박하며 비대위에 맞서고 있다.
5·18구속부상자회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교도소 등지로 붙잡혀가 고역을 치른 항쟁 피해자들이 결성했다. 기존에 활동하던 4개 단체를 통합해 1996년 7월 출범했다.
<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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