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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정호 기자] 성폭력 고발 운동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중·고등학교에서 이어지는 중이다. 미성년자인 학생들을 보호할 의무를 지닌 교사들이 오히려 권력형 성폭력의 가해자로 지목되며 교육 현장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1일 광주 남부경찰서는 광주 A 여자고등학교에서 교사 다수가 제자 180여 명을 성희롱·성추행했다는 주장과 관련해 해당 여고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 해당 여고 재학생 대상 전수 조사 자료를 전달받아 분석에 들어갔다.
앞서 이 여고에서 진행된 자체 전수 조사에서는 학생 860여 명 중 180여 명이 성추행·성희롱 사실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달 31일 시교육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고년 몸매 예쁘네" 등의 성희롱 발언 뿐만 아니라 여성 비하, 인격 모독 발언을 쏟아냈으며 학생들의 속옷 끈을 만지거나 허리와 엉덩이를 건드리는 등 성추행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중·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교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고 폭로하는 이른바 '스쿨 미투' 사건이 반복적으로 불거지고 있다.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 재학생들의 '창문 미투' / 사진=연합뉴스 |
지난 3월 졸업생의 '미투' 폭로로 시작된 서울 노원구 용화여고의 '스쿨 미투'는 재학생들이 창문에 포스트잇을 이어 붙여 '미투' 메시지를 전하는 '창문 미투'로 확대됐다. 논란이 불거진 뒤 진행된 서울교육청 조사 결과, 서울교육청은 용화여고에 대해 비위가 드러난 교장 등 교사 21명의 징계 및 경고 조치를 요구했다. 특히 가해자로 지목된 교사 4명과 교원 관리에 소홀했던 교장과 교사 등 2명에게는 중징계가 내려졌다.
이와 더불어 부산, 인천, 청주, 창원 등에 위치한 초·중·고교에서 졸업생, 재학생을 막론하고 성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스쿨 미투'가 이어졌다. 특히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초·중·고 교사에 의한 학생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고등학생 1014명 중 40.9%가 '학교에서 교사에 의한 성희롱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교사에게 성희롱을 직접 당했다는 응답자는 27.7%에 달했다.
교사가 학생을 평가하고 입시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스쿨 미투'는 직장 내 미투 등 권력형 성범죄와 다를 것이 없다. 광주 A여고 재학생의어머니 B 씨는 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일이 표면화되니까 한 선생님이 '너희 이런 식으로 하면 생기부(생활기록부) 잘 써줄 수 있을 것 같으냐'는 식으로 협박했다더라"라며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권력자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선생님의 위압적인 한마디에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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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쿨 미투'와 관련해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5월 진행된 '#스쿨미투에 대한 응답, 학교 내 성희롱·성폭력 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교사 대상 성희롱 예방교육에 대한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라며 "예방교육이 보다 효과적?효율적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내용이 보다 교육현장과 밀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해선 교사에 의한 성희롱 실태와 양상을 반영한 예방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교사들에게 보다 직접적인 성희롱 예방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교감, 교장 등 관리직 대상 성희롱 교육이 별도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정호 기자 jhkho284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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