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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미투'…패션회사 간부도 성희롱 발언(종합)

아시아경제 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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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미투'…패션회사 간부도 성희롱 발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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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패션회사서 간부가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이달 퇴사 조치
해당 간부, 이전 직장서도 성희롱 발언 자주해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중견 패션업체 I사 임원이 성희롱 발언으로 물의를 빚어 퇴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유가증권 시장에도 상장된 이 회사는 10여개의 브랜드를 운영중이며 국내에서 30여년간 영업해 온 중견 패션회사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I사의 이모 상무는 최근 이 회사에서 퇴사했다. 이모 상무는 이 회사에서 일삼던 성희롱 발언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I사는 의류업 특성상 여직원 비율이 높은 편이다. 이 회사 분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3월말 기준 전체 직원 240명 중 47%인 113명이 여성이다. 이 상무는 주로 여직원들이 많은 부서에서 수위 높은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 직원은 "성노출증 수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 상무는 전 직장에서도 성희롱 발언을 해 여직원들 사이에서 얘기가 거론되기도 했다. 그가 직전에 다녔던 또 다른 의류회사 관계자는 "이 상무가 여직원들에게 '나랑 애인 할래'라는 말을 하거나 주말에 연락해서 보자고 하기도 했다"며 "가끔 장난삼아 그런 얘기를 하기도 했다는데 어쨌든 관련 문제로 여직원들 사이에서 말이 많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 상무는 업무적으로는 능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전 직장 관계자는 "수치에 굉장히 밝고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는 스타일이었다"고 말했다.

해당 회사인 I사 직원은 "성희롱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임원까지 오르게 됐다는 현실이 씁쓸하다"며 "남자들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I사 측은 "성희롱이 발생하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하고 사실 관계를 파악해 회사 절차와 규정에 따라 징계 수준을 결정한다"며 "2차 피해 등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상무는 이미 퇴사했다"며 "이미 끝난 사안이라 추가적인 내용은 답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계속되는 가운데 성희롱과 성범죄에 노출됐다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일 광주 광산구의 한 여고 교장이 제자를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구속됐다. 지난 20일에는 부산의 한 여자고등학교 복도에 '더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교사들의 성희롱과 성차별 발언을 폭로하는 미투 대자보가 붙었다.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가 이달 발표한 법무·검찰 내 여성구성원 전수조사 결과 중에는 여성검사를 비롯한 검찰과 법무부에 근무하는 여직원 가운데 61.6%가 성희롱과 성범죄에 노출되는 등 성적 침해행위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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