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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시장의 '드루킹' 못 잡나? 안 잡나?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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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시장의 '드루킹' 못 잡나? 안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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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the L] [Law&Life-뜻밖의 1위 ①] "검찰에 수사 의뢰할 것"…"매크로, 잡을 수 있는데"



"멜론, 지니 각종 음원 사이트 사재기 의혹, 조작 의혹 수사를 부탁드립니다." "숀, 닐로, 모모랜드와 같은 음원 사재기에 대한 법 강화해 주세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올초부터 음원 사재기를 통한 음원 차트 조작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대중음악 팬들의 청원이 꾸준하게 올라오고 있다. K-POP(케이팝)의 위상은 세계적으로 높아졌지만, 대한민국 음원시장은 이에 걸맞지 않게 편법과 조작 의혹으로 얼룩져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현행법 위반으로 엄연한 범죄인 음원 사재기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음에도 정부는 손 놓고 있다는 불만이다.

이같은 국민청원은 이달 들어서만 7건이 올라왔다. 올들어 장덕철, 닐로 등 특정 가수들이 음원 사재기를 통해 음원 차트 1위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최근에는 가수 숀을 둘러싸고 또 한번 같은 의혹이 불거지면서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가수 측은 검찰 수사까지 의뢰하며 결백을 호소하고 있다. 핵심은 일개 가수 측이 음원 사재기를 했는지 여부가 아니다. 언제든 터질 수 있는 음원시장의 불공정 행위를 막을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검찰에 수사 의뢰할 것"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의 박진영 대표는 "업계의 여러 회사들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를 마치고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에 우선 조사를 의뢰하고 추가 결과에 따라 검찰에도 이 문제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원 사재기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가수 숀 역시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만약 검찰의 수사 결과, 음원 사재기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음반사 등 가수 측은 형사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음악산업진흥법에서는 음원 사재기에 해당되는 행위에 대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출판업계에서 이뤄지는 '베스트셀러' 만들기 목적의 책 사재기를 막기 위해 출판산업진흥법에서도 유사한 조항을 두고 있다.

스포츠엔터테인먼트학회 법제이사인 이지윤 변호사는 "음반 사재기가 의심될 경우 문체부가 음악산업진흥법에 따라 음반영상물 관련업자에 대해 업무 보고, 관계 자료 제출을 명령할 수 있고 해당 음반을 판매집계에서 제외하라고 명령할 수 있다"며 "이 명령에 불응할 경우 2년 이하 징역과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을 적용해 음원 사재기를 제재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비정상적으로 이뤄지는 음원 사재기는 대개 매크로(반복작업) 프로그램에 의해 불법 조작되는 것으로 의심되고 있는만큼 공정거래법 시행령상 공정위의 조사 근거 규정 가운데 '위계에 의한 고객 유인'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매크로, 잡을 수 있는데"

음원 사재기 문제가 이토록 논란이 된 데에는 정부의 책임도 없지 않다. 문체부 대중문화산업과에 확인한 결과, 음악산업진흥법에 처벌 규정이 생긴 2016년 이후 문체부가 음원 사재기와 관련해 조치에 나선 것은 단 한번, 올초 걸그룹 '모모랜드'의 음원 사재기 논란이 일어났을 때 뿐이었다.

당시 문체부는 음원 사재기는 없었던 것으로 결론냈고, 이밖에는 단 한번도 이런 조치를 취한 적이 없다. 이번 숀의 음원 사재기 논란에 대해서도 문체부는 음악콘텐츠협회에 관련 조사를 의뢰하는 수준에 그쳤다. 그 경과를 본 후 조치를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관위원회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음원 사재기 논란과 관련,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의 해당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 않으며 일반 수사기관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음악산업진흥법에 행위 유형을 더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어 굳이 공정위가 떠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달라진 음원시장의 환경에 대응해 음원업계의 시스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중음악이 온라인 음원시장을 중심으로 개편됨에 따라 언제든 불법 매크로 프로그램이 음악시장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게 되면서다.

이는 음원 차트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이어진다. 어떤 신인 가수의 곡이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면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인터넷 기사의 댓글 추천수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드루킹 일당'에 빗대 '음원 드루킹'이라는 비아냥이 터져나온다.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음원 차트 순위를 조작한 것 아니냐는 불신에서다.

음원 유통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음원 스트리밍을 돌려 차트를 조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원 차트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모니터링을 하면 잡을 수 있는 문제"라며 "4차산업 강국이라는 말이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근본적으로 음원 사재기를 가능케 하는 매크로 행위를 범죄 행위로 규정하고 이를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는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다른 사람의 정상적인 정보통신망 이용을 방해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윤 의원의 개정안은 이 경우 무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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