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장자연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직전 작성한 문서 중 성접대 가해자 혐의의 인물들 실명이 밝혀졌다.
24일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故 장자연 1부‘를 다뤘다. 2009년 3월 장자연이 연예계의 성접대 문화를 개탄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지 9년 만에 그와 관련한 또 하나의 실체가 드러났다.
앞서 장자연이 사망한 당시 경찰은 27곳을 압수수색했고, 118명의 참고인을 불러 조사했지만 강요·성매매 등으로 수사 선상에 오른 20명 중 7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기소돼 재판을 받은 사람은 단 두 명뿐이었다.
이날 ’PD수첩‘ 취재진은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의 인물들과 직접 만났다. 장자연이 사망 전 접촉한 ’성접대 리스트‘에는 유력 언론인, 금융인, 드라마 감독 등이 있었다.
취재진은 방송에서 장자연과 골프여행에 동행했던 인물로 한 주류회사의 박 모 회장을 지목했다. 과거 경찰 수사에서 장자연과 가족 계좌에서 박 회장 명의로 입금된 수표가 발견됐다. 2008년 같은 날 박 회장과 장자연이 같은 비행기를 타고 필리핀 세부로 향한 사실도 포착했다.
2008년 8월 5일, 전직 기자 출신의 조희천씨도 장자연과 청담동의 한 가라오케에 있었다. 조희천씨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장자연과 같이 있었던 동료 배우는 “(장자연이)테이블 위에 있다 내려오는 와중에 어떤 분이 잡아당겨 무릎에 앉게 됐고 그 사람이 신체부위를 만졌다“며 구체적인 증언을 내놓았다.
조사 당시 검찰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조희천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조희천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면서 “나중에 법원에서 봅시다”라고 맞대응했다.
정세호 PD 역시 ’장자연 리스트‘에 올랐다. 과거 장자연과 정PD 단 둘이 남겨두고 대표를 비롯해 일행 모두 숙소를 떠난 정황이 밝혀졌다. 정 PD는 취재진에게 “골프를 배우고 싶어해서 그냥 갔을 뿐“이라며 그게 접대냐고 따졌다.
한 방송사의 대표이사 전무 방정오 또한 술접대 당시 장자연과 한 자리에 있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방정오 전무는 경찰 조사에서 “술집에서 장씨를 본 기억이 없고 인사를 한 기억도 없다”고 말했다.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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