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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 교사들의 성희롱 고발한 여고 학생들의 ‘미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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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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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이 대자보와 포스트잇을 이용해 교사들의 상습적인 성희롱, 성차별을 고발하는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 운동‘을 벌였다. 이에 부산시교육청은 23일 이 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 설문조사 실시하며 진상 조사에 나섰다.

이 학교 학생들은 지난 20일 오전 학교 복도에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붙여 다수의 교사들의 성희롱·성차별 발언을 폭로하고 가해 교사 및 학교에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학생들은 대자보를 통해 “국어과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여자는 애 낳는 기계다’ ‘너희 어머니들은 삭아서 화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과 선생님이 학생의 입술을 만지며 ‘입술 예쁘다’고, 물병 뚜껑 보고는 ‘젖○○ 같다’고 말했다” 등 교사들에게 당한 성희롱과 성차별을 폭로했다.

그러면서 “(폭로) 내용은 저희들이 수업시간 및 학교생활 중 들은 사실들과 수많은 친구들과 선배님들의 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서 “가해 선생님들의 솔직하고 진심 어린 사과와 지금까지의 학교 운영에 대한 공식 사과 등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자보 주변에는 여러 학생들이 붙인 색색의 포스트잇으로 가득찼다. 포스트잇에는 다른 교사들의 성차별·성희롱 발언에 대한 추가 폭로와 더불어 “인권 존중” “성폭력은 가해자의 잘못입니다” “Girls Can Do Anything” 등 페미니즘의 주장을 담은 문장들이 담겼다.

이 같은 학생들의 미투 운동은 20일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자보와 포스트잇을 찍은 사진이 게시되면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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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지난 2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같은 내용을 게시하며 성차별, 성희롱 발언을 일삼는 교사들에게 아무런 처벌과 징계를 내리지 않은 학교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냈다.

학생들은 국민청원에서 “지금까지 들어도 못 들은 척, 보고도 못 본 척 스스로 입을 막아왔지만 앞으로 이 사회를, 세상을 살아갈 여성 중 한 사람으로서 더 이상 침묵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부산시교육청은 23일 이 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성희롱 발언 설문조사 실시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방학 중이지만 사태의 중요성을 감안, 학생들을 임시소집해 설문조사를 하기로 했다”며 “학생과 해당 교사들을 상대로 면밀하게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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