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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러시아 월드컵 결승은 '음·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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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프랑스 움티티(가운데)가 벨기에와 4강전에서 승리한 뒤 은골로 캉테, 은존지 등과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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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모드리치가 2018 월드컵 결승진출을 확정한 뒤 만주치키 품에 안겨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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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와 크로아티아는 16일 0시 (한국시각)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우승을 다툰다. 이번 결승은 한마디로 ‘음·치’ 대결이다.

프랑스 대표팀에는 이름에 ‘음’ ‘움’ ‘은’이 들어간 선수들이 많다.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 사무엘 움티티(바르셀로나), 은골로 캉테(첼시), 스티븐 은존지(세비야)다. 아프리카 냄새가 물씬난다.

크로아티아는 특유의 작명법으로 22명 중 무려 12명의 이름이 ‘치’로 끝난다.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 이반 페리시치(인터밀란), 이반 라키티치(바르셀로나)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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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지단, 드사이, 블랑.[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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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23명 중 15명이 아프리카 및 아랍계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아르헨티나와 16강에서 2골을 몰아친 음바페는 카메룬 아버지와 알제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벨기에와 4강전에서 헤딩골을 기록한 움티티는 카메룬에서 태어나 2살 때 프랑스로 건너왔다.

1998년 월드컵 우승 당시에도 프랑스에는 지네딘 지단(알제리), 릴리앙 튀랑(프랑스령 과달루페) 등 이민자 출신이 많았다. 흑백 인종이 조화를 이뤄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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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공격수 음바페는 카메룬 아버지와 알제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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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랑스 대표팀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흑인 선수들이 많고, 올리비에 지루(첼시)와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백인들이 팀을 빛나게해주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존 프랑스 '아트사커'에 아프리카 특유의 스피드까지 가미됐다.

대부분 프랑스 유색인종 선수들은 ‘방리우’라 불리는 대도시 주변 저소득층 거주지에서 자라면서 축구로 인생역전을 꿈꿨다. 음바페도 파리 북쪽 위성도시 봉디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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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 페리시치가 잉글랜드와 4강전에서 골을 터트린 뒤 팀동료 모드리치, 만주키치 등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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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416만명의 소국’ 크로아티아의 대표 선수들은 1990년대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겪은 세대다. 모드리치는 1991년 크로아티아 독립전쟁 때 그의 할아버지가 세르비아 반군에 사살됐다. 잉글랜드와 4강에서 1골-1도움을 올린 페리시치는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피해 크로아티아로 이주했다.

어린 시절을 유럽 화약고에서 보내면서 애국심이 투철하다. 대부분 이름이 ‘치’로 끝나는 선수들은 동질감으로 똘똘 뭉쳤다. 모드리치는 “전쟁이 크로아티아 사람들을 강하게 만들었다. 우린 쉽게 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크로아티아는 16강(덴마크), 8강(러시아), 4강(잉글랜드)까지 3경기 연속 연장 혈투를 펼쳤다. 10일동안 무려 360분을 소화했다.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이 “힘들면 교체해주겠다”고 했지만, 그 누구도 교체를 원하지 않았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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