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동아DB |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수감 중)와 그가 만든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들이 댓글 여론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쓸 때 필리핀과 태국 유심(휴대전화 가입자 식별 카드)을 이용해 허위 해외 계정을 만든 것으로 11일 허익범 특별검사팀 수사 결과 확인됐다.
특검에 따르면 김 씨 등이 ‘킹크랩’을 작동할 때 필리핀 등의 해외 유심을 사용한 것은 댓글 여론 조작에 필요한 포털 사이트 회원 계정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서다. 필리핀 유심으로 회원 가입을 하면 마치 필리핀 거주자가 회원인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포털 우회 아이디(ID)인 셈이다.
특검은 김 씨의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현장조사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21대와 53개 국내 유심 등을 분석하고 있다. 특검이 확보한 휴대전화 중 1대엔 ‘한○○’이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휴대전화가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한모 씨(49)가 썼던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한 씨는 앞서 경찰 조사에서 지난해 9월 김 씨로부터 500만 원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특검이 출판사에서 확보한 유심 케이스는 국내 알뜰폰 업체 제품으로 휴대전화에 집어넣는 칩이 뜯겨져 나간 신용카드 모양이다. 여기엔 해당 유심의 일련번호가 적혀 있다. 박상융 특검보는 “이 케이스엔 경공모 회원의 아이디가 적혀 있다. 같이 확보한 피처폰과 함께 경공모 회원들이 대포폰(차명 휴대전화)을 쓸 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은 김 지사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에 대한 계좌추적 영장을 발부받아 김 씨 측 자금이 흘러간 정황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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