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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성폭력 혐의’ 이윤택 측 “미투 열풍 때문에 범죄자로 낙인” 보석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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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연극연출가 이윤택씨(66) 측이 “미투 열풍 때문에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씨를 범죄자로 낙인 찍은 상황”이라며 이씨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을 해달라고 주장했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재판장 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씨의 보석 청구에 대한 심문 기일에서 이씨 측은 이같이 밝혔다.

이씨 측 변호인은 “(미투 운동 등) 사회 여론의 압박 때문에 수사기관은 어떻게든 이씨 행위를 범죄로 구성하기 위해서 수사와 법리 적용을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 법정은 인민재판을 하는 자리가 아니고 엄격이 법률에 의한 유무죄를 따지는 자리”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연극연출가 이윤택씨(66)가 23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직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변호인은 이어 “그런데도 이씨는 자기에게 유리한 증거를 찾아낼 수가 없다”며 “이씨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서 신병이 자유로워야 한다”고 했다.

변호인은 또 이씨의 행위가 강제추행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강제추행죄는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성립하는데 이씨 행위에는 그러한 폭행이나 협박이 없었다는 것이다. 변호인은 “이씨와 피해자들은 수년간 합숙을 하고 연극을 무대에 올렸는데 (검찰은) 그 과정에서의 몇몇 행위만 뽑아 강제추행이라고 하고 있다”며 “이씨 행위가 정당하다거나 사회적 비난의 여지가 없다는 것과는 별개로 과연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이씨가 한국 연극계에 기여한 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며 “이 사건은 수사가 이미 완료되고 이씨 주거지가 일정하기 때문에 도망이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씨도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제가 평생 연극을 하다보니까 조금 방만해지고 과욕이 생겨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모든 게 제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조만간 이씨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씨는 2010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여성 연극인 8명을 23차례에 걸쳐 상습 강제추행한 혐의로 지난 4월 기소됐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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