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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젖, 사과식초로 없애려다 피부 뒤집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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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젖, 사과식초로 없애려다 피부 뒤집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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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초를 이용한 쥐젖 제거 방법은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다. 대구 애플피부과 제공.

온라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초를 이용한 쥐젖 제거 방법은 피부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다. 대구 애플피부과 제공.


대구 수성구에 사는 손연희씨는 쥐젖을 제거하려다 피부질환이 생겨 피부과를 찾았다. 그는 사과식초로 간단히 쥐젖을 없앨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따라했다가 피부가 붉게 변하고 쓰라림이 심해 병원치료를 받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온라인에는 여전히 ‘쥐젖 사과식초’라는 연관검색어와 이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글로 도배되어 있다.

정홍대 피부과 전문의는 “연성섬유종(soft fibroma)으로도 불리는 이 질환을 잘못된 민간요법으로 제거하려다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식초를 이용해 제거하는 것은 빈대를 잡기위해 집을 태우는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쥐젖은 별다른 통증 없이 생기는 피부색의 말랑말랑한 양성종양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종의 노화 과정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주로 얼굴, 목, 겨드랑이 같은 부위에 동시다발적이나 간헐적으로 나타나며 모양도 다양하다.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방치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별생각 없이 손톱깎이나 면도기로 제거하다 염증이나 색소침착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최근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과식초를 이용한 쥐젖 제거 방법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식초를 묻힌 솜을 하루 세 번씩 일주일간 증상부위에 덮어두면 검게 변하면서 제거된다는 원리다. 이는 식초의 산성성분을 이용해 쥐젖 조직을 손상시켜 제거하는 방법이다. 과거에 점을 빼기 위해 빙초산을 이용해 점과 피부조직을 같이 손상시키는 방법과 같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정상부위 피부까지 손상되면서 염증, 피부 색소침착 등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었다. 특히 자외선이 강한 날씨에는 이 증상의 부작용이 더 나타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피부과에서 레이저를 이용해 제거하는 방법이다. 쥐젖은 검버섯, 점등과 같이 피부 얕은 층에 있기 때문에 레이저를 이용하면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다. 어비윰야그 레이저와 탄산가스 레이저를 복합치료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제거가 가능하다. 레이저를 이용해 병변 부위를 제거 후 딱지가 생기면 딱지가 저절로 탈락될 때까지 상처연고를 발라주면 좋다. 또 듀오덤, 메디폼과 같은 피부재생테이프를 붙이고 자외선을 쬐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용도 점을 제거하는 것만큼 저렴하다. 때문에 부작용을 담보로 한 민간요법은 피해야 한다.

구미에서 검버섯을 제거하기 위해 피부과를 찾은 한 남성은 “빙초산을 묽게 해 바르면 없어진다는 말을 따라 했다가 피부가 짓물러 피부과를 찾았다”고 말했다.
정홍대 피부과 전문의가 목에 쥐젖이 생긴 환자의 병변을 확인하고 있다. 애플피부과 제공.

정홍대 피부과 전문의가 목에 쥐젖이 생긴 환자의 병변을 확인하고 있다. 애플피부과 제공.


정 피부과 전문의는 “온라인의 잘못된 지식이나 민간요법을 따라 했다가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며 “이론적으로는 그럴싸하지만 피부에 큰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의료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김민규기자 whitekm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