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이슈섹션] 강원랜드 채용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한 혐의를 받는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4일 권 의원의 업무방해, 제3자 뇌물수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5일 오전 12시17분쯤 “범죄 성립 여부에 관하여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는 기각 사유를 밝혔다.
허경호 부장판사는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주거 등을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은 “실제 영장 표지에 ‘피의자와 관련자들의 지위, 각 진술 내용 및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에 비춰볼 때 업무방해죄 등의 성립 여부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기각 사유가 기재돼 있다”고 밝혔다.
허경호 판사는 지난달 20일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청구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부인 이명희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바 있다.
허경호 판사는 당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 혐의의 내용과 현재까지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 구속수사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보다 앞서 5월 30일 이명박 정권 국가정보원의 야권·진보 인사 불법사찰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이종명(61) 전 국정원 3차장에 대해서도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허경호 판사는 “관련 사건 재판의 진행 경과에 비춰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증거들이 수집돼 있어 증거 인멸 우려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다.
지난 4월 18일에는 여성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보복을 한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해 “범죄성립에 다툴 부분이 많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허경호 판사는 “사실관계나 법리적인 면에서 범죄성립 여부에 대해 다툴 부분이 많고,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내용과 피의자의 주거 등에 비추어 구속의 사유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또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국방부의 수사를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국정원 수사팀 등이 청구한 구속영장도 기각한 바 있다.
허경호 판사는 지난 3월 7일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종전에 영장이 청구된 사실과 별개인 본 건 범죄사실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고, 이미 진행된 수사와 수집된 증거의 내용을 볼 때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원랜드 채용비리는 지난 2월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안미현 검사가 국회 법사위원장인 권성동 의원 조사를 검찰 윗선이 막으려 했다고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은 지난 5월 권성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6월 임시국회가 종료돼 ‘방탄국회’ 논란이 일었다.
이에 권성동 의원은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고 영장심사를 받겠다”고 선언했고 7월 임시국회가 소집되지 않아 국회 동의 절차 없이 영장 심사를 받게 됐다. 영장 심사에 출석한 권 의원은 “수사단의 사실인정과 법리 구성에 무리한 구성이 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권성동 의원은 법원의 기각 결정이 나온 직후 서울북부지검을 나와 “정확한 결정을 내려준 재판부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본안 재판에서도 특별수사단의 수사가 얼마나 무리였고 사실 확정과 법률 적용에 있어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꼭 입증해 억울함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법리적인 면에서 다툴 지점이 많다는 자신의 기존 입장에 대해 “증거에 의하지 않은 (검찰의) 사실 확정과 법리 구성 자체가 너무 복잡해서 말을 하기가 어렵다”며 “법리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선 “수사 외압 문제는 지난번 (대검) 전문자문단의 결정에 따라서 이미 혐의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주장했다.
권성동 의원은 강원랜드 교육생 선발에 부정한 청탁을 하고, 자신의 지인들을 부정 채용토록 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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