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대표팀은 지난 1일 홍콩 사우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FIBA 중국 남자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 1라운드 A조 최종전서 홍콩에 104-91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4승2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홍콩과 중국, 뉴질랜드와 한 조를 이뤄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1차리그를 치렀다. 강호 중국과 뉴질랜드와는 1승1패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홈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중국과 뉴질랜드에 모두 패했고, 어웨이에서 열린 경기는 모두 이겼다. 홍콩과의 두 차례 맞대결은 모두 승리했다.
지난달 28일 중국과의 경기에서 상대 골밑을 유린하고 있는 리카르도 라틀리프.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라틀리프의 가세가 큰 힘이 됐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
1차리그 성적은 뉴질랜드(5승1패)에 이어 4승2패로 조 2위로 3위까지 주어지는 2라운드에 진출했다. 중국은 3승3패로 3위에 올랐고, 홍콩은 6전 전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C조에서 1차 리그를 마친 레바논, 요르단, 시리아와 9월부터 2차 리그를 진행한다. 조 3위 이상의 성적을 내면 2019년 국제농구연맹 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있다.
농구월드컵 지역예선 1차리그의 큰 소득은 귀화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다. 라틀리프는 귀화가 확정되기 전인 지난해 11월 뉴질랜드와 중국과의 1차전을 뛰지 못했다. 한국은 뉴질랜드 원정에서 전준범의 외곽슛을 앞세워 짜릿한 승리를 낚았지만, 중국전에서는 높이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라틀리프가 귀화한 올 2월부터 허재호는 서서히 라틀리프 효과를 보고 있다. 비록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뉴질랜드전은 패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라틀리프가 대표팀에 녹아들고 있다. 더구나 이번 원정은 이전보다 큰 기대가 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홈에서 열린 맞대결에서도 패했던 중국이 상대였기도 했지만, 오세근(안양 KGC) 이종현(울산 현대모비스) 등이 부상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허재호는 반전을 이뤄냈다.
지난달 28일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센터에 열린 중국과의 2차전에서 한국은 82-74로 승리했다. 라틀리프가 25득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중국의 골밑을 장악했고, 허웅이 16득점 2리바운드, 이정현이 10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이승현이 10득점 8리바운드, 이대성이 9득점 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라틀리프는 1쿼터에서 상대 중국의 골밑 공격을 단 한차례도 허용하지 않고, 자신은 골밑 공격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한국이 중국을 기선제압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또 라틀리프가 골밑을 완벽하게 장악하면서 외곽에 있는 허웅과 이정현에게도 볼이 유기적으로 돌았다.
홍콩전에서는 라틀리프가 홀로 경기를 이끌었다. 사실 약체인 홍콩은 여유롭게 이길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여니, 홍콩의 외곽슛에 한국은 경기 내내 쫓겨 다녀야 했다. 라틀리프는 43점 18리바운드로 골밑을 완벽하게 장악했고, 이정현이 3점슛 5개 포함 19점, 허훈이 16점 3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홍콩에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이제 허재호는 빡빡한 일정에 돌입한다. 2일 홍콩에서 귀국하자마자 3일 다시 비행기를 타고 평양으로 건너가 3박4일 일정의 통일농구대회에 참가한다. 두 차례 친선경기를 마치고 6일 돌아온다. 이후 짧은 휴식을 취한 뒤 14일부터 22일까지 대만에서 열리는 윌리엄 존스컵에 참가한다. 8월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고, 9월부터는 농구월드컵 지역예선 2차리그가 시작된다. 라틀리프의 존재감을 확인했지만, 체격에서 앞선 중동팀과의 대결에서 라틀리프 효과는 본격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물론 라틀리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서는 승산이 없다. 결국 허웅과 이정현을 비롯한 외곽에서의 지원도 활발해야 하고, 무엇보다 골밑에서 라틀리프의 짐을 덜어 줄 빅맨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어쨌든 라틀리프의 가세로 허재호는 웃고 있다. 빡빡한 일정 속에서 라틀리프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도 찾아야 한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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