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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연재] 매일경제 'MK포커스'

[MK포커스] 천덕꾸러기 히어로즈, 10구단 체제 깰 각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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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한이정 기자] 트레이드 계약 과정에서 뒷돈을 받은 히어로즈 구단에 대한 징계가 내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히어로즈 '감싸안기'로 결론났다. 야구계에선 비난이 들끓는다. 앞으로 히어로즈발 더 큰 재앙이 올 것이란 경고도 함께 내려졌다.

취임 일성으로 클린베이스볼을 외친 정운찬 커미셔너는 더티플레이를 일삼은 히어로즈를 포함해 9개 구단에 면죄부를 줬다. 언론인 출신 장윤호 사무총장은 구단 눈치만 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KBO는 28일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를 진행한 히어로즈 구단과 다른 8개 구단에 대한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 조사 결과와 상벌위원회 결과를 발표했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뒷돈을 받은 히어로즈 구단에 KBO는 제재금 5000만원과 더불어 반복적으로 트레이드를 진행한 구단 책임자 이장석 전 대표이사를 무기실격 처분했다. 그리고 관련된 8개 구단에 대해선 제재금 2000만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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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로부터 트레이드를 통해 거둔 뒷돈 131억5000만원에 대한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히어로즈 구단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일은 아직도 많다. 사진=MK스포츠 DB


131억 원에 대한 추가 환수 조치는 없다. 8개 구단 단장들이 모여 자진 신고하기 전 밝혀진 미신고 금액 6억원에 대해서만 정운찬 KBO 커미셔너 판단 하에 특별 제재금 규약 조항에 따라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KBO는 “공개된 12건 외에 추가로 확인된 사례는 없으며 해당 금액이 특정 개인의 이익이나 비정상적인 경로로 지급된 것이 아닌 회계 처리 상 정상적인 거래였음을 확인했다. 히어로즈 구단은 구단 운영자금으로만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히어로즈 구단이 뒷돈을 통해 받은 금액(131억5000만원)에 비하면 제재금 5000만원은 턱없이 적다. 1%도 채 되지 않는 액수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거센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KBO 측은 내릴 수 있는 징계가 한정적이라며 규약을 개편하겠다는 말을 앞세웠다.

KBO는 “KBO의 모든 계약이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면계약을 전면 금지하는 조항을 야구규약과 각종 계약서에 명시하고 강력한 징계 조항도 규약에 명확하게 신설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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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석 히어로즈 전 대표이사와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과의 지분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사진=MK스포츠 DB


결과적으로 KBO가 히어로즈 구단에 면죄부를 준 꼴이 됐다. 그러나 면죄부를 받았다고 좋아할 일이 아니다. 풀어야 할 숙제는 아직도 많다. 미신고 현금 트레이드에 대한 징계만 끝이 났을 뿐, 아직 해결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이 전 대표와 홍성은 레이니어 그룹 회장과의 지분분쟁이 끝나지 않았다. 또 말만 난무했던 트레이드 이면 계약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구단 이미지가 악화된 가운데 네이밍 스폰서도 오는 8월 종료된다. 만약 히어로즈가 네이밍스폰서를 구하지 못하거나 재정난에 빠졌을 때를 가정한 대책도 필요하다.

하지만 과연 이미 생색 수준의 제재금 징계만 내린 KBO의 후속조치 또한 과연 ‘징계’로서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결국 근본적인 문제 접근이 필요하다. 히어로즈가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의 구성원 자격이 있는지부터 논해야 한다. 히어로즈는 지금까지 여러차례 KBO리그 격을 떨어뜨리는 짓을 자행했지만 KBO는 수수방관했다. 이번 뒷돈거래도 마찬가지다. KBO는 최악의 경우 10구단 체제를 깰 수도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같은 식구라고 계속 감싸 안는 게 능사가 아니다.

yijung@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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