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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상반기영화결산④]영화계 덮친 미투 폭로..파헤쳐진 감독·배우들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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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김기덕 감독, 조재현, 오달수/사진=본사DB,민은경 기자,서보형 기자


[헤럴드POP=천윤혜기자] 2018년 상반기 영화계는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했다. 특히 올 2월을 가장 충격적인 달로 만들었던 몇 몇 영화 감독과 배우들의 성추문은 전국민을 충격에 빠트렸다.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 사건으로 처음 촉발된 미투(#MeToo) 운동은 국내 문화예술계에서는 지난 2월 연극 연출가 이윤택의 성폭력 파문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후 문화예술계 전반에 걸쳐 몇몇 영화감독과 배우들이 미투 폭로의 당사자가 되며 큰 논란을 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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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감독/사진=본사DB


◆김기덕 감독

김기덕 감독의 몰락은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한 여배우 A씨가 영화 '뫼비우스' 촬영 현장에서 감정이입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김기덕 감독에게 뺨을 맞거나, 베드신 및 남성배우의 성기를 만지도록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김기덕 감독을 폭행죄와 강요, 강제추행 치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 형사29단독 박진숙 판사는 강요, 강제추행 치상,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폭행 혐의만 인정돼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이 결정했다.

한차례 일단락된 김기덕 감독의 논란은 지난 3월 MBC 'PD수첩'에서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을 방송하며 재점화됐다. 김기덕 감독과 그의 페르소나 조재현에게 피해를 당한 세 여배우들은 충격적인 폭로를 이어갔다. 충격을 넘어 분노를 일으켰을 정도.

김기덕 감독은 해당 방송 이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중 지난 3일 여배우 A씨를 무고혐의로, 'PD수첩' 제작진과 해당 방송에서 김 감독의 성추문을 증언한 여배우 A외 2명을 출판물에 이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김 감독은 고소장에서 "가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중에게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PD수첩 내용과 같은 '성폭행범'은 결코 아니다"며 "악의적인 허위 사실에 기반한 무고, 제보, 방송제작으로 엄청난 피해를 받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지난 12일에 고소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논란 후 공식석상에 모습을 처음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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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사진=서보형 기자


◆조재현

김기덕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렸던 조재현 역시 미투 폭로의 당사자가 됐다. 조재현은 지난 2월 미투 가해자로 불거지자 "나는 죄인이다. 모든 걸 내려놓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당시 출연 중이었던 tvN 드라마 '크로스'에서 불명예스럽게 하차했다. 또한 경성대학교 교수직, DMZ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났다.

이후 MBC 'PD수첩'에서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이라는 제목으로 김기덕 감독과 함께 추악한 행위를 저질러온 조재현에 대한 폭로가 이어졌다. 하지만 조재현은 이에 대해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조재현 사건을 수사해달라는 국민청원이 빗발쳤으며 경찰 역시 내사 단계에 돌입했다. 하지만 수사에 난항을 겪으며 지지부진했던 상황.

조재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사그라들만한 시점이었던 지난 20일. 재일교포 출신의 한 여배우가 조재현 성추문에 불씨를 살렸다. 지난 2002년 공사 중이던 남자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그동안 잠잠했던 조재현은 이번에는 칼을 빼들고 나섰다. 해당 여배우에게 고소를 택한 것. 그는 이어 지난 22일 공식보도자료를 통해 "재일교표 여배우 뿐 아니라 누구도 성폭행하거나 강간하지 않았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그는 불륜은 인정하면서도 성폭행은 결코 아니라며 이제껏 이어졌던 미투 폭로를 모두 부정하고 나섰다.

조재현과 김기덕 감독은 불거졌던 성추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비슷한 시기 "성폭행범이 아니다"는 입장으로 고소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평행 행보에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

한편 김기덕 감독의 사단으로 알려진 전재홍 감독은 지난 2016년 찜질방에서 남성의 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지난 3월 벌금 500만원을 과 24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휴대전화 몰수 판결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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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달수/사진=서보형 기자


◆오달수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 감독의 성추문이 이어지던 와중 해당 기사에는 과거 한 연극배우가 자신을 성추행했다는 한 네티즌의 댓글이 달렸다. 실명 공개는 없었지만 오모씨, 코믹전문배우라고 적혀있던 댓글을 통해 해당 배우는 유추가 가능했고 이는 곧 오달수로 수렴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자신 역시 오달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지난 2월 26일 오달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저를 둘러싸고 제기된 주장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았다"고 강력 부인했다. 이렇게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해당 댓글 작성자는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하지 마라"며 오달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상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리고 그 다음날 연극배우 엄지영은 자신의 얼굴까지 공개하는 강수를 두며 JTBC '뉴스룸'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대중들의 눈초리는 오달수에게 싸늘해졌다. 오달수가 성추문 의혹에 강력하게 부인했음에도 계속되는 폭로는 오달수의 주장의 신빙성을 떨어트린 것. 침묵하던 오달수는 2월 28일 공식사과문을 발표해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이다"며 "당시 이러한 심정을 올리지 못하고 그저 그런 적이 결코 없다고 입장을 밝힌 점 어떤 비난이라도 감수하겠습니다. 잘못했습니다"고 사과했다.

'천만요정' 오달수는 하루 아침에 몰락했다. 이후 자숙을 위해 부산의 본가로 향한 오달수. 이에 영화계는 비상이 걸렸다. 영화계에서 크고 작은 역할로 큰 활약을 이어가던 중이었기에 오달수의 성추문은 출연 중이던 많은 영화에도 영향을 끼쳤다. '신과함께-인과 연'이 그 대표적 작품. 판관 캐릭터로 등장할 예정으로 촬영을 이미 마친 상황이었지만 성추문이 발생하자 제작진 측은 오달수의 하차를 결정했다. 찍어놓은 분량도 모두 버린 채 해당 역에 조한철을 긴급 투입했다. 이 외에도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 컨트롤' '이웃사촌'은 개봉 일정을 잡지 못한 채 위기 극복 방안을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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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화/민은경 기자


◆최일화

지난 2월에는 배우 최일화가 성추행을 자진고백하기도 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 중 "조그마한 것도 저와 연루된 것이 있다면 자진해서 신고하고 죄를 달게 받겠다. 오직 죄스런 마음 뿐이다"며 "사태가 커졌을 때 바로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지만 겁이 나는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최일화는 한국연극배우협회장직을 내려놓았다.

피해자의 폭로가 없었는데도 자진 고백을 한 최일화. 그의 고백에 당혹스러웠지만 솔직했다는 의견들이 등장했다. 발뺌만 하는 다른 가해자들보다는 용기 있는 선택이었다는 의견들이 나온 것.

하지만 최일화의 자진고백 이후 한 피해자는 성추행이 아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을 야기했다. 이후 응답 없이 자숙에 들어간 최일화. 그 역시 오달수와 마찬가지로 '신과 함께-인과 연'에 출연했다. 오달수가 하차한 것과 마찬가지로 최일화 역시 김명곤으로 대체돼 '신과함께-인과 연'은 재촬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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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근현 감독/사진=민은경 기자


◆조근현

지난 2월 14일 개봉한 영화 '흥부'. '흥부'는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작품이라는 호평 속 인기를 모았다. 하지만 의외의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흥부'를 연출한 조근현 감독이 성추문에 휩싸인 것.

한 여배우는 자신의 SNS를 통해 조근현 감독의 성희롱적인 발언을 폭로했다. 해당 배우는 사태가 커지자 조 감독이 보낸 사과 문자까지 공개하며 자신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이후 조근현 감독은 모습을 감췄다. VIP시사회, 무대인사 등의 홍보일정에 나타나지 않은 것. 조 감독의 인터뷰 역시 하루 진행하다 중단됐다. 미국행을 택한 뒤 연락두절이 된 조근현 감독은 지금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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