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기념재단, 증언록·해외인권단체 보고서 등 영문 자료 4건 공개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무장 헬기가 광주 상공을 선회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는 미국 선교사들의 증언록이 공개됐다.
또 5·18 당시 총상 피해자들의 엑스레이 사진을 판독한 결과 계엄군이 국제협약에 의해 사용이 금지된 '연성탄(납탄)'을 사용했다는 기록도 나왔다.
5·18 기념재단은 25일 5·18민주화운동 관련 해외기록물 발굴 소개 사업의 일환으로 광주항쟁의 전 과정을 지켜본 미국인 선교사들의 증언록 2건과 5·18 직후 광주를 방문한 해외 인권단체의 보고서 2건 등 총 4건의 영문자료를 공개했다.
1954년부터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한 미국 연합 장로회 소속 선교사인 진 언더우드 여사는 5·18 당시 남편인 존 언더우드 씨와 함께 옛 전남도청 인근 제일교회와 기독병원에서 선교사로 봉직하고 있었다.
언더우드 여사는 남편이 남긴 5·18의 전 과정을 꼼꼼하게 작성한 일지를 바탕으로 10일 간의 항쟁을 재구성했다.
언더우드 여사는 증언록을 통해 "헬기가 무기를 장착하고 광주 상공을 선회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며 "한국군이 광주를 폭격할 계획을 세웠다는 정보를 송정리 미군기지 군인에게 들었다"고 기록했다.
미국대사관은 이 증언록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가 본 보고서 중 가장 균형잡힌 광주사태 기록이자 분석"이라는 평가를 첨부해 미국 국무부에 타전하기도 했다.
한국 관련 인권운동단체 북미한국인권연맹은 광주가 무력 진압된 직후에 두 명의 미국인 의사를 한국에 파견해 전두환 신군부의 광주 무력진압의 실태를 조사했다.
이 보고서의 작성자인 의사 그렌 고든 씨와 김영성 씨는 1980년 6월 22일부터 약 1주일 동안 광주에 머물면서 사상자들을 치료했던 병원을 돌아다니며 실태조사를 벌였다.
이들이 작성한 보고서에는 당시 총상 피해자의 엑스레이 사진 판독 결과 계엄군들이 국제협약에 의해 사용이 금지된 '연성탄(납탄)'을 사용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와 같은 분석은 당시 기독교병원 원목이던 찰스 헌틀리 목사가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내용과 일치하는 것이다.
기념재단 측은 향후 이 또한 규명돼야 할 의혹이라고 밝혔다.
또 이 보고서 작성자인 의사 김영송 씨는 미국으로 귀국해 미국 국무부 한국과 과장 로버트 리치에게 이 보고서를 전달하면서 광주의 상황을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무부에서 이 보고서를 어떻게 참고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이 보고서 원본은 미국 UCLA 동아시아 도서관 한국 민주화운동 콜렉션에 보관돼 있다.
도쿄 소재 퀘이커교 인권단체 소속 활동가들이 1980년 8월에 광주와 서울을 방문해 작성한 보고서도 이날 공개됐다.
보고서에는 무력진압 이후 광주 현지의 표정, 시민들의 반응, 민주화운동 세력의 반미감정 고조, 한국정세의 변화 등을 보고하고 있다.
이 보고서 원본 또한 미국 UCLA 동아시아 도서관 한국 민주화운동 콜렉션에 보관돼 있다.
최용주 5·18기념재단 비상임 연구원은 "선교사들의 기록은 일체의 정치적 선입견 없이 외부의 시각으로 항쟁의 전과정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5·18민주화운동의 객관적 진실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자료로서 의의가 있다"며 "해외인권단체의 보고서는 당시 해외인권단체들이 5·18을 어떻게 조명했는지를 잘 알려주는 자료적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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