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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고려대 열람실 몰카범, 검거 대비 제출용·몰카용 별도 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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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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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고려대학교 열람실에서 여성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하다 적발된 30대 남성이 휴대전화를 2대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변인에게 적발됐을 시 다른 휴대전화를 내밀며 발뺌을 하려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일 오후 8시35분께 고려대 안암캠퍼스 열람실에서 김모(33)씨가 여성의 신체를 몰래 촬영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 당시 김씨 휴대전화엔 여성의 하체 일부분을 찍은 사진 10여장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 등에 따르면 김씨는 촬영을 위한 휴대전화를 따로 준비했고, 범행 발각 당시 촬영용 휴대전화는 바지 주머니 속에 숨겨져 있었다. 또 휴대전화 내엔 사진뿐만 아니라 여성의 신체 일부를 촬영한 동영상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몰카 사고가 터지자 학교 측은 곧바로 김씨의 도서관 출입자격을 영구 박탈했다. 사고 다음날인 2일 학교 측은 안암캠퍼스 몰카 전수조사를 이틀에 걸쳐 실시했으며 몰카는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일부 학생들은 학교와 경찰의 대처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고려대 재학생 최모씨는 “학교가 사건을 축소하기에 급급하다”며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람에게 학교 측은 첫 공지에서 ‘의심자’란 표현을 사용해 피해자들이 학교 측에 항의 하는 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최씨는 “학교의 몰카 전수조사 이후 곧바로 학교 내 여자화장실에서 몰카 의심 때문에 경찰이 왔다고 하는데 이에 대해선 학교는 일언반구 없이 ‘발견된 몰카가 없다’는 말로 넘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고려대 교내 남자화장실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몰카 사진이 올라왔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큰 불만을 나타냈다. 경찰이 이 사안을 조사하기 위해 국제공조수사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재학생 김모씨는 “문제가 있으면 수사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열람실 몰카범의 경우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안이고, 남자화장실 몰카사건은 구체적인 피해자가 특정되지도 않았는데 경찰이 오히려 남자화장실 몰카 사건을 부각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고려대 총학생회가 고소장을 제출했고, 고려대 이외에도 여러 학교에서 촬영된 것으로 의심되는 몰카가 다수 있어 수사를 진행하는 것 일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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