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183일… ‘신성’ 음바페, 새역사 쓰다

佛, 페루 꺾고 16강행 조기 확정 / 프랑스 월드컵 최연소 득점 기록 경신 / 종전엔 1998년 트레제게 ‘20세 246일’ / 페루전 측면 공격수 출전 공수 종횡무진 / 속도·과감한 슈팅 티에리 앙리 빼닮아 / “어린시절의 꿈과 상상, 현실이 됐다”

지난해 한국 축구팬들은 20세 이하(U-20) 월드컵 프랑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되자 아쉬워했다. 당연히 명단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프랑스 축구 ‘신성’ 킬리안 음바페(20·파리 생제르맹)가 제외됐기 때문이다. 음바페가 U-20 월드컵을 거른 것은 2018 러시아월드컵 준비에 ‘올인’하기 위해서였다. 소속 팀과 성인대표팀만 주력하던 그는 마침내 고대하던 월드컵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자신의 존재를 전세계에 알렸다.

프랑스대표팀 신성 킬리안 음바페가 22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페루와의 경기에서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예카테린부르크=신화연합뉴스

음바페는 22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의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페루와의 러시아월드컵 C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에 1-0 승리를 안겼다. 2연승을 달린 프랑스는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하며 우승후보다운 행보를 보였다.

이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음바페는 경기 초반부터 공수를 활발히 오가며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음바페는 전반 34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올리비에 지루(32·첼시)가 때린 왼발 슛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자 이를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1998년 12월 20일생인 음바페는 19세 183일 만에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터뜨리며 월드컵에서의 프랑스 선수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 나온 다비드 트레제게(은퇴)의 골로 당시 20세 246일이다. 음바페는 호주와의 1차전에선 프랑스 역대 월드컵 본선 최연소 출전 기록(19세 177일)도 세웠다.

음바페는 2015년 11월 2일 16세 346일에 AS모나코에서 프랑스리그 역대 최연소로 데뷔했다. 2017년 8월엔 파리 생제르맹으로 옮겼다. 이때 1억8000만유로(약 2321억)의 이적료를 기록했는데 이는 네이마르(26·파리 생제르맹·2억2200만유로)에 이은 역대 2위 액수다. 그는 지난 시즌 프랑스리그에서 46경기에 출전해 21골 16도움을 기록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음바페는 20세가 되기 전에 A매치 17경기에서 5골을 터뜨리며 대표팀 내 주득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영국 가디언은 “프랑스팬들은 20년 만의 월드컵 우승을 기대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음바페가 있다”고 전했다.

약관의 음바페가 프랑스 축구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까닭은 출중한 능력에 대담한 멘털까지 갖춰서다. 음바페는 최전방이 아닌 2선 공격수지만 좌우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종횡무진 뛰어다닌다. 또 속도, 드리블, 과감한 슈팅까지 유감없이 뽐내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프랑스를 풍미한 티에리 앙리(은퇴)를 그대로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금 부족한 골 결정력까지 갖추면 앙리를 넘어설 축구 천재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2차전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음바페는 “어린 시절부터 월드컵 무대에서 골을 터뜨리는 상상을 했고 오늘 그 꿈이 현실이 됐다”며 “훌륭한 동료와 함께 프랑스 우승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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