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한 여성 시인의 용기 있는 고백으로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은 사회 전반으로 번졌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한 최영미(57·사진) 시인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한 ‘거물 시인’의 성폭력을 묘사한 시 ‘괴물’을 발표했다. 이후 언론 매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잇따라 문단 내 성폭력 실태를 세상에 알렸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고백하는 ‘미투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는 계기가 됐다.
서울시는 최영미 시인을 올해 ‘성평등상’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문학 창작 활동을 통해 여성이 일상에서 직면하는 성 불평등의 문제를 환기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시 ‘괴물’의 주인공으로 지목된 시인 고은의 기념 공간 ‘만인의 방’은 최 시인의 폭로 후 철거되기도 했다. ‘만인의 방’은 서울시가 고은 시인의 문학 작품을 기증받아 서울도서관 3층에 조성한 기념관이었다. 윤희천 서울시 여성정책담당관은 “최영미 시인은 문단 내 남성 중심 권력 문제와 성폭력을 폭로해 미투 운동을 사회적 의제로 확산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서울시는 매년 시상하던 ‘여성상’의 이름을 올 처음 ‘성평등상’으로 바꿨다. 성 평등한 사회를 위해선 남성도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성평등상’은 성평등 실현, 여성 인권과 안전 강화,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에 이바지한 개인·단체·기업을 발굴해 매년 시상한다. 올해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공적심사위원회가 최 시인을 포함한 개인·단체 수상자 7명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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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매년 시상하던 ‘여성상’의 이름을 올 처음 ‘성평등상’으로 바꿨다. 성 평등한 사회를 위해선 남성도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성평등상’은 성평등 실현, 여성 인권과 안전 강화,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에 이바지한 개인·단체·기업을 발굴해 매년 시상한다. 올해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공적심사위원회가 최 시인을 포함한 개인·단체 수상자 7명을 선정했다.
최우수상은 장애여성공감과 한국한부모연합에게 돌아갔다. 장애여성공감은 장애여성 성폭력 피해자의 법률·의료 지원을 20년째 하고 있다. 한국한부모연합은 한부모 가족의 차별 해소와 권익 보호에 앞장서왔다. 우수상은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들의 영상 삭제, 상담·고발을 돕는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등이 선정됐다.
공로상에는 서울예대 미디어창작부 학생들이 진행한 영등포 여성 노숙인 생리대 나눔프로젝트에 돌아갔다. 대학생 우재하·최진홍·김소영 씨는 지하철 영등포역 여자 화장실 3곳에 총 9개의 생리대 보관함을 설치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이 생리대 보관함에는 시민들의 생리대 기부가 이어져 노숙인의 생리 위생 문제를 우리 사회에 환기시켰다.
시상식은 성평등 주간인 다음달 6일 오후 2시 서울시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