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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난민·이민, 유럽·미국의 최대 사회·정치 문제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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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난민 문제 둘러싼 총리, 내무장관 갈등으로 대연정 붕괴 위기

프랑스, 난민 구조선 입항 거부, 반 난민 정서 강해져

트럼프 불법 이민 정책, 전·현 퍼스트레이디들 비판

아시아투데이

아프리카 난민 630여명을 태운 프랑스 국제구호단체 ‘SOS 메디테라네’의 난민 구조선이 17일(현지시간)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항에 입항해 있다.난민 구조선은 이탈리아와 몰타 정부가 입항을 거부해 1주일 동안 지중해를 항해하다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신정부의 허가로 발렌시아항에 도착했다./사진=발렌시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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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난민 문제가 유럽에서도 심각한 사회·정치 문제가 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난민 문제를 둘러싼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호르트 제호퍼 내무장관의 이견으로 대연정 내각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에선 반(反) 난민 정서가 강해지고 있고, 정부는 난민 신청 및 승인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이민법을 시행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18일(현지시간) 제호퍼 장관이 주장하고 있는 일부 난민의 송환 문제를 오는 28∼2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주변국과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난민이 EU 내 다른 국가에 이미 망명 신청을 했거나 신분증이 없으면 독일 입국을 거부하고, 이탈리아·그리스 등 최초 등록국으로 송환해야 한다는 제호퍼 장관의 주장을 일단 수용한 것이다.

이에 제호퍼 장관은 메르켈 총리에게 EU 정상회의까지 시간을 주기로 했다.

제호퍼 장관은 바이에른 주(州) 기반의 기독사회당(CSU) 대표다. CSU는 1969년부터 연방하원에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과 교섭단체를 구성해왔다.

일부 난민 송환 문제와 관련, 메르켈 총리는 EU 차원에서 난민 정책을 공동으로 수립해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제호퍼 장관은 메르켈 총리가 동의하지 않아도 내무장관의 권한으로 실행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메르켈 총리가 EU 정상회의에서 이탈리아·그리스와 이 문제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지만 합의에 이를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따라 메르켈 총리가 결국 제호퍼 장관을 경질해 대연정이 붕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민이 이미 허약한 베를린 연정을 흔들고 있어 독일 국민은 리더십에 등을 돌리고 있다”며 “독일에서 범죄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고 썼다.

이어 “유럽 전역이 그들의 문화를 강하고 폭력적으로 바꾸는 수백만 명의 사람(이민)을 허용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불법 이민과 범죄의 상관관계를 부각시켜 불법 이민자의 미성년 자녀를 부모와 격리해 수용하고 있는 정책에 대한 비판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

‘부모-자녀 격리’ 정책엔 정계·종교계·시민단체뿐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와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인 로라 부시 여사,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전 국무장관까지 가세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EU의 이민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지만 EU에서 이 문제가 심각한 사회·정치 문제인 것은 사실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도 4월부터 프랑스로의 난민 유입을 줄이기 위해 난민신청·승인 절차를 더욱 까다롭게 하는 내용으로 이민법 개정을 단행했다.

아프리카 난민 630여명을 태운 프랑스 국제구호단체 ‘SOS 메디테라네’의 난민 구조선 입항에 이중적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탈리아와 몰타 정부가 입항을 거부해 갈 곳이 없던 아쿠아리우스호는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신정부가 입항을 허가해 17일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항에 도착했다.

프랑스는 스페인과 협력해 희망자의 경우 난민신청을 받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 정부는 지중해 프랑스령 코르시카 자치정부의 입항 허용 발언을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앞서 이탈리아의 아쿠아리우스호 입항 거부에 대해 ‘무책임하고 냉소적’이라고 비판한 마크롱 대통령이 정작 프랑스령으로의 입항을 거부하는 위선적 모습을 보인 것이다.

하지만 프랑스 유권자 56%는 아쿠아리우스호 입항 거부를 ‘잘한 일’이라고 했고, 42%만이 ‘허용했어야 한다’고 답해 프랑스에서도 반(反) 이민정서가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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