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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여행 +] 때론 달콤하게, 때론 그윽하게 이탈리아의 숨은 보물 `토스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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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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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하고도 토스카나(Toscana). 믿거나 말거나 거지도 미남이라는 꿈(?)의 나라 투어에 흔한 토스카나 대신 은밀한 소도시만 찍는 코스라니. 잴 것 없이 '오케이'를 하고 바로 비행기에 올랐다. 그로부터 일주일. 기적이 일어났다. 믿거나 말거나 와·알·못(와인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노련한 소믈리에가 됐고, '만병통치약' 토스카나 온천에 몸을 담근 채 유황온천수를 벌컥벌컥 마셨더니, 그만 10대로 돌아가버렸다. 토스카나는 미라클 시티였다. 흔히 '와인은 프랑스'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와인 종주국은 이탈리아다. 1000여 개 품종이 전역에 걸쳐 재배되고 있다. 토스카나는 프랑스의 보르도라고 칭해질 만큼 말하자면 핵심 핫스폿이다.

대표 품종이 산조베제(Sangiovese)다. 검붉은 색깔과 높은 산도, 풍부한 과일향이 특징이다. 이 지역의 대표 와인은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Vino Nobile di Montepulciano). 이름 한번 긴데, 귀족을 위한 와인이라는 뜻이고 교황이 즐겨 마셨다는 고급 와인이라는 의미다. 자, 이쯤에서 서설은 끝내고 본격적인 소믈리에 특훈(?)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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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방문한 곳은 리치(Ricci) 가문의 와이너리. 1498년에 지어진 동굴 와인 저장 창고다. 멀리서부터 와인향이 진동했다. 현지에서 만난 가이드는 과거 리치가문의 식량 저장 창고로 쓰였던 이곳이 현재 리치가문의 후손이 와이너리 사업으로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고 귀띔한다. 와인 투어에 빠질 수 없는 시음 타임. 홀짝홀짝 마시다가는 취한다고 가이드가 경고를 준다. 들리거나 말거나 산조베제 100%로 만든 최고의 비노 노빌레를 맛볼 수 있다는 말에 바로 도전. 물론 이게 유료다. 세 종류 시음에 3유로. 이탈리아 토스카나까지 왔는데, 3유로가 대수인가. 안줏거리 빵과 살라미를 곁들여 서너 잔 마시다 보니, 아, 벌써 취한다. 심화 학습을 위해 향한 곳은 그라치아노 에스테이트(gracciano estate). 이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양조장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이곳 생산 와인은 산조베제가 97%, 프랑스 품종인 메르로가 3% 블렌딩된다. 오랜 역사만큼 전리품도 많다. 1864년 비노 노빌레 디 몬체풀치아노 국제 박람회에서 1등 상을 받았다는 것. 구미가 당기는 건, 1947년 때 만든 와인 4병을 보관 중이라는 것. 이런 건 무조건 기념품으로 남겨야 하는 법. 바로 가격을 물었다. 돌아온 답변은 200유로 정도. 오오, 20만원대면 살만 한데, 하고 바로 팔라는 멘트를 날리려는 찰나, "But Not for sale(비매품)"이라고 한발 앞서 손을 흔든다. 아쉽게 포기. 이전 와인은 제1차 세계대전 때 파기돼 남아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 와이너리 투어는 1시간에 10유로.

소믈리에 심화 학습까지 끝내니, 몸이 피곤하다. 이쯤에서 향해야 할 곳, 뻔하다. 온천. 온천이 몸에 좋은 건 세계인이 공감하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 지역 사람들은 온천을 더 귀하게 여긴다. 아예 온천수를 만병통치약, 즉 의약품으로 여긴다는 점. 그러니 이곳 온천은 병원급이다. 토스카나 몬테풀치아노 온천(Terme di montepulciano)은 아예 병원 진료까지 겸하는 핫스폿이다. 이비인후과·피부과·산부인과 등 7개 진료과가 있는데 온천수를 이용해 다양한 활인법을 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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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와인 저장 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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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의사의 간단한 설명을 들으니 치료 방법도 사뭇 특이하다. 예컨대 기관지 환자에게 탄산유황온천 수증기 치료 20분과 온천수 복용을 처방한다. 재활치료 및 마사지 서비스도 기본. 문득 효과가 궁금했다. 이게 제대로 치료나 될까. 온천 관계자에게 물었더니, 웬걸, 어마어마하다. 농아였던 환자의 귀가 뻥 뚫렸다는 '성경'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톨릭 나라다운 뻥이다.

폰트에버(Fontever) 온천도 볼거리다. 유럽인들 사이에서 유명한 이탈리아 최고의 스파로 통하는데, 한국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은밀한 곳이다. 과거 자연온천이 있던 대지가, 르네상스 시절 메디치 가문(Medici family)을 위해 궁전으로 지어졌으니 그 웅장함이야. 지금은 궁전을 개조해 온천시설로 호텔과 함께 운영한다. 이곳 명물이 올리브나무와 사이프러스나무가 곳곳에 심어진 구릉지를 배경으로 한껏 여유로움을 즐기는 노천 스파. 기분이 어떠냐고. 미안하지만 비밀이다. 직접 토스카나 폰트에버 온천에 와서 느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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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협조=알리탈리아항공·이탈리아 관광청

[토스카나(이탈리아) = 박민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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