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스페인령 두 곳 국경선의 철조망 없애는 방안도 추진
사회당 정부, 갈 곳 없던 난민선 수용 등 '난민친화' 행보 본격화
지중해의 아프리카 난민 구조작업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이탈리아와 몰타가 입항을 거부한 지중해의 난민선을 수용하기로 한 스페인이 이번에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무료 건강보험 혜택을 부활시키기로 했다.
스페인의 이자벨 셀라 정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불법체류자에 대한 건강보험 혜택을 부활하는 내용을 담은 건보개편안을 6주 내로 발의한다고 밝혔다고 엘파이스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스페인은 전 국민에게 광범위한 건강보험을 제공하고 있으나 2012년 스페인의 중도우파 국민당 정부는 예산 절감을 이유로 불법 이민자에 대한 건강보험 제공을 중단했다.
2015년에는 돌발상황에 따른 긴급 의료에 대해서만 불법체류자의 건보혜택을 부활했다.
현재 스페인에 정당한 체류허가를 받지 못한 불법 이민자는 80만 명가량인 것으로 추산된다.
스페인에 새로 들어선 중도좌파 사회당 정부는 이외에도 난민과 불법 이민자들을 보호하는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AFP=연합뉴스] |
북아프리카의 스페인 영토인 세우타와 멜리야의 국경선에 있는 철조망을 없애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그중 하나다.
정부 대변인은 "사람들을 다치게 하지 않고서도 국경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정부는 시민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우타와 멜리야는 모로코 북동부 해안에 있는 스페인 영토로 아프리카와 국경을 맞댄 유일한 유럽연합(EU) 회원국 영토다.
스페인이 1580년 점령해 아직도 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이 두 곳은 가난과 박해를 피해 유럽으로 건너가려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밀입국을 시도하는 주요 경로다.
난민들은 국경의 6m가량의 높은 담장을 절단기를 이용해 철조망을 잘라내거나 기어올라서, 또는 바다로 헤엄을 치거나 차량에 숨는 방식으로 꾸준히 밀입국을 시도하고 있다.
스페인은 앞서 이탈리아와 몰타가 입항을 거부한 지중해의 난민구조선을 입항시키겠다고 발표해 난민단체들의 환영을 받았다. 629명의 아프리카 난민을 태운 아쿠아리우스 호는 오는 17일 동부 발렌시아 항에 입항한다.
스페인 정부는 통상적인 규정에 따라 난민들의 입국심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yonglae@yna.co.kr
아프리카의 스페인령 국경선 월담하는 난민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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