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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강수지의 쓰담쓰談] '프로듀스48', 의혹 풀고 '韓 국프' 사로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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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48'에 도전하는 96명 연습생들.11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팰리스서울에서 열린 케이블 채널 Mnet 새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 제작발표회에서 96명의 연습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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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강수지 기자] "국민 프로듀서님, 잘 부탁드립니다!"

한일 양국 대중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모은 '프로듀스48'이 베일을 벗었습니다. 첫 방송 나흘 전인 11일, 케이블 채널 Mnet 새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 제작발표회가 열렸는데요. 이날 오디션에 참가하는 96명 연습생들은 국민 프로듀서들을 향해 힘차게 인사하며 한일 합작 프로젝트 걸그룹 데뷔를 향한 당찬 포부를 드러냈습니다.

'프로듀스48'은 '국민이 직접 아이돌 데뷔 멤버를 선발'하는 대한민국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스템과 일본 최고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의 AKB48 시스템이 결합된 프로젝트 프로그램입니다. 국적 관계 없이 실력 순으로 선발된 최종 데뷔조 12명은 2년 6개월 간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을 펼치게 됩니다. 프로그램의 신선한 시도에 제작 기획이 알려진 시점부터 국내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습니다. 일본 인기 걸그룹 AKB48 멤버들이 오디션에 참여해 대한민국 가수 지망생들과 겨룬다는 것도 특기할만한데요. 참가자 가운데에는 데뷔한 지 10년이 넘은 멤버들도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일부 일본 참가자들에게 혐한 발언에 대한 의혹과 AKB48의 우익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비난 여론, 프로그램 시청 거부 의사 반응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인 아픔을 지니고 있습니다. 100년이 채 안 된 일이고, 아직 그로 인한 잔재와 아픔이 우리 생활 곳곳에 남아 있죠. 유독 '일본'과 관련한 일이라면 발끈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일 겁니다.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를 할 때도 '일본만은 꼭 이겼으면 좋겠다'는 전 국민적 바람이 있습니다. 특히 일본 내 퍼져있는 '혐한' 정서는 황당한 마음을 넘어 격분하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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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프로듀서님, 잘 부탁드립니다". 11일 열린 케이블 채널 Mnet 새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 제작발표회에서 오디션 도전자들이 일명 '국민 프로듀서'를 향해 인사하고 있다.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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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48'은 '시청자' '팬' 등 대중 일부를 지칭하는 말이 아닌 '국민'이라는 단어를 내세웁니다. 전 국민적인 관심을 끌어모으고, 그들의 관심과 사랑, 투표, 선택으로 발탁된 아이돌 그룹을 만드는 것이 목표죠. 투표는 한국에서만 이뤄지고, 한국 '국민 프로듀서'들이 최종 데뷔 멤버를 뽑을 권리를 갖게 됩니다. 일명 '국민 프로듀서', 즉 시청자, 팬덤은 '프로듀스101' 시즌1, 2를 거치며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꽤 공고해진 편인데요. 한국 '국민'을 강조하는 프로그램에 한국 '국민성'에 예민하게 받아들여지는 '우익' '혐한'이라는 정서가 개입됐고 예비 시청자들은 크게 거부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작발표회 당시 Mnet 김용범 국장은"AKS는 정치적 이념과 상관없는 기업이더라. 저희 Mnet도 정치 성향을 띨 이유, 의향도 없다"고 정치 성향 의혹을 단호히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반쪽짜리 해명'이라는 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AKB48이 소속한 기획사의 정치 성향만 해명했을 뿐, 대중이 문제 삼고 있는 출연자 개개인의 이야기는 없었기 때문이죠.

'일본'에 민감한 우리 대중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일본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각종 일본 콘텐츠에는 큰 매력을 느끼고 열광합니다. 일본 콘텐츠 특유의 귀엽고 아기자기한 분위기는 보는 이들을 미소 짓게 합니다. 국내 인기 프로그램인 '프로듀스' 시리즈에 '일본' 콘텐츠가 더해졌습니다. 반감을 갖게 할 요소만 없다면 큰 시너지를 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 좋은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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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48' 메인 포스터. 케이블 채널 Mnet 새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48'은 15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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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 속 일본인 연습생들에게서 우리 대중이 호감을 느끼는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귀여운 행동과 표정, "헤에에에~ 1등 자리가 비어 있어" "누가 1등 자리에 앉지?" 등 대사와 일본어 억양이 우리나라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들린다니, 생소하면서도 신선하고 반갑습니다.

프로그램 시작 전, 각종 의혹이 완벽하게 해소됐다면 한일 양국 도전자들의 신선한 조합, '데뷔 도전기'라는 소재가 던져주는 흥미로 큰 박수를 받으며 시작할 수 있었을 '프로듀스48'입니다. 사실 '프로듀스 101' 시즌1, 2 시작 전 제작진 차별 대우, 출연자 과거 논란, 악마의 편집에 대한 우려 등 각종 의혹과 날카로운 시선이 쏟아졌으나 프로그램 뚜껑이 열린 후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이력이 있죠. 찜찜한 의혹을 한편에 두고 시작하는 '프로듀스48' 또한 국내 정서에 반하지 않는 진솔한 내용과 과정으로 꽁꽁 얼어버린 '국민 프로듀서'의 마음을 녹일 수 있을지, 큰 사랑을 받아 제2의 아이오아이, 워너원을 탄생하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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