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장관의 까다로운 난민 수용 기준에 반대 입장 표명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EPA=연합뉴스] |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난민정책을 놓고 대연정 내부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자신이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의 수장인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과 난민정책을 놓고 충돌을 빚고 있다.
가뜩이나 반(反)난민 정서를 끌어안으며 원내 제3정당으로 성장한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보수성향의 자유민주당이 반난민 정책으로 압박하는 가운데 내부의 적까지 생긴 셈이다.
제호퍼 장관은 지난 12일 새로운 난민정책을 발표하려 했다.
독일에 입국을 희망하는 난민이 유럽연합(EU) 내 다른 국가에 이미 등록돼 있거나 신분증이 없을 경우 입국을 거부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가 이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제호퍼 장관은 11일 발표 일정을 취소했다.
제호퍼 장관의 구상은 사실상 난민의 독일 입국을 까다롭게 해 난민 숫자를 줄이려는 것이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EU 차원의 공동난민청을 설립해 공동의 난민정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메르켈 총리는 또한, 지중해를 통한 난민의 유입 루트인 이탈리아 등이 지고 있는 부담을 EU 회원국들이 형편에 맞게 공평하게 나눠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메르켈 총리는 12일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와 한 정상회담에서도 "EU 차원에서 논의해 난민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호퍼 장관의 정책을 받아들였다가는 메르켈 총리의 구상이 엉클어지는 셈이다.
기사당의 죄더 바이에른 주(州) 총리와 도브린트 원내대표는 난민정책의 개혁을 주장하며 제호퍼 장관을 지원사격하고 있다.
사실상 바이에른 주 지역정당인 기사당 측의 이런 입장은 오는 10월 주 선거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수적 성향이 강한 바이에른 주에서 AfD가 반난민 정서를 흡수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난민 강경책을 밀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당은 대연정 협상 당시에도 연간 난민 유입 상한선(20만 명)을 주장해 관철했다.
또한, 최근 바이에른 주의 관공서 로비에 십자가를 의무적으로 달도록 조처하는 등 보수 선명성을 강화하고 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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