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EU, 역외 난민 수용시설 논의 솔솔…알바니아 거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오스트리아·덴마크 주도…비인도적 호주 난민 정책 재연 우려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유럽연합(EU) 역외에 난민 수용시설을 만들어 난민들이 EU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방안이 일부 회원국 주도로 논의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전날 공영 ORF 인터뷰에서 "중유럽보다 삶의 질은 낮겠지만 머물 수 있는 장소와 안전을 제공할 수 있는 보호시설을 유럽 밖에 건설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몇몇 나라와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논의에 참가한 다른 나라들의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지난주 오스트리아를 포함해 몇몇 나라와 EU 역외 난민 시설을 짓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무센 총리는 "EU에서 난민 자격 인정을 요청할 수 없거나 난민 신청이 거부된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공동 시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연합뉴스

크로아티아에 들어왔다가 헝가리, 슬로베니아로 돌려보내지는 난민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쿠르츠 총리는 인터뷰에서 알바니아에 EU 역외 난민 시설이 건설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두고 봅시다"라고 말했다. 최근 오스트리아 언론들은 동유럽 끝 발칸반도에 있는 알바니아를 난민 시설이 들어설 유력한 국가로 거론하기도 했다.

쿠르츠 총리는 지난해 10월 총선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EU의 난민 포용 정책을 비판하면서 반난민 정서를 자극해 우파 국민당의 승리를 이끌었고 반난민·반무슬림 성향의 극우 자유당과 연립 정부를 구성했다.

오스트리아는 올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을 맡는다. 쿠르츠 총리는 오스트리아가 순회의장국이 되면 난민 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루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최근 난민에게 적대적인 극우 포퓰리즘 정부가 이탈리아에 들어서면서 EU 난민 정책을 둘러싼 회원국 간 갈등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EU 역외 난민 시설은 난민 수용을 거부한 헝가리, 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와 이탈리아의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역외 난민 시설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비판을 받는 호주의 난민 정책 문제점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파푸아뉴기니 호주 역외 난민시설의 수용자들이 시설 폐쇄 결정에 항의하고 있는 모습[AP=연합뉴스]



minor@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