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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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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지중해 난민구조선 입항 거부…"몰타가 수용해야"(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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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비니 내무 "프랑스 밀어내기·스페인 무력방어, 우린 항구 닫겠다"

伊-몰타 '핑퐁'에 난민구조선 지중해 표류…유엔, 양국에 상륙 허가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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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지중해 난민구조선 입항 거부
(지중해<리비아북부> AP=연합뉴스) 불법 이주자에 대한 전면 추방 등 강경 난민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 세력이 된,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 대표 마테오 살비니 내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리비아 해안에서 이주민 629명을 태우고 온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의 입항을 거부했다. 이 배는 난민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는 비정부기구(NGO)인 국경없는의사회(MSF)와 SOS 메디테라네가 공동 운영하고 있는 선박. 사진은 리비아 북부 지중해에서 아프리카 난민을 태운 목조선 옆에 아쿠리우스가 떠있는 모습으로 지난 2017년 8월 찍은 것. bul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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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신임 내무장관 겸 부총리[ANSA via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마·서울=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김정은 기자 = 이탈리아 신임 내무장관 겸 부총리인 마테오 살비니(45)가 대규모 이민자를 태운 난민구조선의 입항을 거부하며 이탈리아 난민 정책 변화를 알렸다.

불법 이주자 전면 추방 등 강경 난민 정책을 공약으로 걸고 집권 세력이 된 이탈리아 극우정당 '동맹'의 대표인 살비니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리비아 해안에서 이주민 629명을 태우고 온 난민구조선 '아쿠아리우스'의 입항을 거부했다.

이 배는 난민구조 활동을 벌이는 비정부기구(NGO) 국경없는의사회(MSF)와 SOS 메디테라네가 공동 운영하는 선박이다.

살비니 장관은 이날 이탈리아 남쪽의 섬나라 몰타에 이 난민구조선의 입항을 허용하라고 요구하고, 거절하면 난민구조선들의 이탈리아 항구 입항을 거부하겠다고 위협했다고 dpa통신이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를 인용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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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난민들이 난민구조선인 '아쿠아리우스'에 탑승해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그러나 몰타는 이 배 난민의 구조 과정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요구를 일축했다.

조지프 무스카트 몰타 총리는 "우리는 '아쿠아리우스'를 높은 험난한 바다로 내몬 이탈리아 당국의 지시에 우려한다. 이탈리아는 국제법을 명백히 어기고 있으며, 모든 관련된 사람들을 위험한 상황에 빠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몰타는 아쿠아리우스에 탄 난민의 구조 작업이 이탈리아 해안경비대 지휘 하에 이뤄진 점을 지적하며 이탈리아가 이들을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다.

인구가 50만 명도 채 되지 않는 지중해 소국 몰타는 지금까지 수용한 총인구 대비 난민 수가 이탈리아보다 많다며 긴급 상황에 부닥친 소수의 난민만을 간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와 관련, "이번 일은 난민 수용에 미온적인 몰타 정부의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럽이 이 같은 비상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탈리아와 몰타의 떠넘기기로 '나홀로' 구조된 123명의 미성년자와 11명의 어린이, 7명의 임산부 등도 타고 있는 난민구조선은 11일 오전 기준으로 몰타에서 27해리, 이탈리아에서 35해리 떨어진 지중해에서 정처 없이 떠도는 처지로 내몰렸다.

살비니 장관은 페이스북에 "몰타는 아무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프랑스는 국경에서 사람들을 밀어내고, 스페인은 무기로 국경을 방어한다"면서 "오늘부터, 이탈리아도 인신매매, 불법 이민 산업은 안된다고 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항구를 닫을 것이다"라는 트위터 해시태그(#)를 사용하면서 "나의 목표는 아프리카 청년들과 이탈리아 어린이들의 평화로운 삶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살비니 장관은 11일에도 "또 다른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항구 입항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등록된 독일 NGO가 운영하는 난민구조선 '시 워치 3'(Sea Watch 3)가 이탈리아에 다시 난민을 내려놓기 위해 리비아 연안에 머물고 있다"며 이 배의 입항 역시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다에서 목숨을 구하는 것은 의무이지만, 이탈리아를 거대한 난민 캠프로 만드는 것은 의무가 아니다"라며 "이탈리아는 지금까지 머리를 숙이고 굴복했지만, 이번에는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살비니 장관에게 항구 관할권이 없으며, 그의 입장이 실현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이탈리아 국내에서도 살비니 장관과 달리 난민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 표명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동맹'과 계속해서 충돌을 빚었던 좌파 성향의 루이지 데 마지스트리스 나폴리 시장은 "무정한 장관이 임신부와 어린이, 노약자가 포함된 사람들을 죽게 내버려 둔다면 나폴리는 그들을 환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남부 풀리아주에 속한 항구 도시 타란토의 리날도 멜루치 시장 역시 "629명의 목숨을 어떻게 내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11일 성명을 내고 "관련 있는 국가들이 토요일부터 지중해에 머물고 있는 이 선박에서 사람들이 내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이탈리아와 몰타에 상륙 허가를 촉구했다.

뱅상 코슈텔 지중해 난민 담당 특사는 "식량도 다 떨어지고,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책임, 역할 분담 문제는 나중에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에는 2013년 이래 약 70만 명의 난민이 지중해를 건너 도착했다. 난민들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반난민 정서가 널리 퍼졌고, 이는 지난 총선에서 동맹의 지지율이 수직으로 상승하는 자양분이 됐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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