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경없는의사회(MSF)와 해양 인명구조단체 SOS지중해가 운용하는 '아쿠아리우스호'가 난민 629명을 태운 채로 지중해를 표류 중이다. /사진=SOS지중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탈리아와 몰타가 난민 입항을 서로 떠넘기면서 600여명을 태운 고무보트가 지중해를 표류 중이다.
11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국경없는의사회(MSF)와 해양 인명구조단체 SOS지중해가 운용하는 '아쿠아리우스호'가 난민 629명을 태운 채로 몰타 북쪽과 이탈리아 중부 해역에 머물러 있다.
단체는 지난 9일부터 6차례에 걸쳐 난민들을 해상에서 구조했다. 이들 중에는 성인의 보호없이 유럽행을 택한 미성년자 123명과 어린이 11명, 임산부 7명이 포함됐다. 50여명은 익사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난민들이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들어오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15년부터 유럽 국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가 본격화되면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입국 장벽을 높이고 있다.
반이민 정책을 주장하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내무장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몰타는 그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다. 프랑스는 국경에서 이민자들을 몰아내고 스페인은 무기로 국경을 지킨다"며 "유럽 모든 국가들이 자국의 이해관계를 중시한다는 뜻"이라고 적었다.
이어 "오늘부터 이탈리아도 인신매매와 불법 이민산업에 '안 된다'고 말하겠다"며 "나의 목표는 아프리카의 사람들과 이탈리아의 아이들 모두에게 평화로운 삶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몰타 정부도 난민 구조에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셉 머스캣 몰타 총리는 10일 트위터를 통해 "몰타는 국제적 의무에 순응하지만 배를 항구로 들이진 않을 것"이라며 "인도주의적인 응급 의료 지원은 지속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탈리아 단체 주도로 난민 구조가 이뤄졌기 때문에 난민을 받아들일 법적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MSF는 트위터를 통해 "또 다시 정치 논리가 생명보다 우선시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배에 탄 사람들의 복지와 안전"이라고 유감을 표했다.
다만 이탈리아 내에서도 친(親)난민 정책을 펴는 타란토, 나폴리 등 일부 도시의 시장들은 정부가 수용하지 않더라도 난민들을 받아들이겠다고 나섰다.
구유나 기자 yunak@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